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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수다와 라이브 음악의 절묘한 하모니 SBS 파워FM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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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집중분석]수다와 라이브 음악의 절묘한 하모니 SBS 파워FM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동아일보입력 2010-01-28 13:23수정 2010-04-27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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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파워FM \'텐텐클럽\'을 진행하고 있는 보컬그룹 스윗소로우와 25일 생방송 전 인터뷰를 가졌다. 왼쪽부터 성진환 인호진 김영우 송우진.

라디오 3사 고정 게스트만 10개. '라디오계의 아이돌'이라고 불리던 보컬그룹 스윗소로우(인호진, 송우진, 김영우, 성진환)가 2009년 4월 SBS 파워FM '텐텐클럽'(연출 박형주) DJ석에 앉았다.

"전세 월세 돌아다니다 이제 내 집을 장만한 것 같다"(김영우)더니 이들은 방송 첫 날부터 프로급 진행솜씨를 뽐냈다. 그리고 일년이 되기도 전에 '라디오계의 무한도전'이 됐다. 25일 저녁 달콤 살벌한 '스윗소로우의 텐텐클럽' 생방송 현장을 찾았다.

▶ 저녁 9시 00분. '우리가 만드는 콘텐츠가 힘'

방송 시작 한 시간 전. 스윗소로우는 SBS 목동홀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오프닝 곡 연습에 한창이었다. 연습을 방해하면서 '돌'도 지나지 않은 텐텐클럽이 각종 포털사이트 라디오 프로그램 순위 상위에 랭크된 비결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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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궁금증이 생기는 DJ인 것 같아요. 스윗소로우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인지도 있는 그룹은 아니잖아요. 지금도 방송 중에 '오늘 오빠들 검색해봤어요'라는 문자가 와요(송우진, 이하 송)."
"일단 잘 모르시니까 검색해봐야 알잖아요(김영우, 이하 김)."

프로그램 인기는 높은데 정작 DJ들은 지나치게 겸손했다. 안정 궤도에 올랐다는 느낌도 없단다. 네 명 모두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작가 PD 모두 우릴 아기 취급해요. 라디오 고정 게스트만 10개 했어도 DJ는 또 다른 문화거든요. 괜찮은 부모 만나서 잘 배우고 있는 느낌이랄까(인호진, 이하 인)."

"안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에요. 탄탄하게 자리 잡은 것도 아니고… 패기있게 나가야죠." 김영우는 오히려 "아직 채찍이 필요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 번은 방송 전에 작가가 잘한다고 칭찬해 준 적이 있어요. 속으로 '이제 궤도에 올랐나보다' 생각했는데 그날 방송 완전히 망했어요. 그 이후론 칭찬이 없어요."

평균 연령 32세. 스윗소로우 멤버 4명 모두는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예쁜 엽서전' 코너에 엽서를 보내고 '이종환의 밤의 디스크쇼'를 즐겨듣던 라디오 키드다.

"지금은 매체가 많아졌지만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라디오에서 무슨 행사를 하면 반 전체가 들썩였어요. 굵직한 추억이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세대였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라디오가 뒷전이 됐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런 것들을 바꾸고 싶어요(인)."
"우린 연예인이 되려고 준비하며 학창시절을 보낸 것이 아니라 한국의 청소년으로 쭉 살아오다 20대 후반에 가수가 되자고 마음먹었거든요. 라디오를 듣고 자라서 청취자들이 어떤 마음일지 다 알고 있어요(송)."

10대 청소년들이 주 청취자인 '텐텐' 클럽을 진행하기엔 적지 않은 나이. 하지만 스윗소로우의 생각은 다르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반응할 뿐 다른 연령대의 청취자도 많다는 것.

"알고 보면 20대 청취자가 많아요. 사연을 보다보면 청취자가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아요. 10대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듣는 어머니도 계시고…(김)."
"'그 겨울의 찻집' 같은 조용필 선배님 노래 얘기가 나오면 제작진이 말려도 일부러 한 소절씩 불러요. 간호사가 언급되면 '간호사님들 야근 힘드시죠'라고 한 마디 던지죠. 그러면 간호사 분들의 문자가 쏟아져요. 그 분들이 듣고 계셨던 거잖아요. 연령대를 떠나 혼자 있고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라디오라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해요(인)."

스윗소로우는 주중에는 생방송을 고집한다. 녹음된 음악을 내보내기보다는 게스트가 라이브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선호한다. 매일 청취자의 신청곡 중 한 곡을 아카펠라로 편곡해 라이브로 들려주는 오프닝 '그대에게 하는 노래'도 곧잘 화제가 된다. 이는 "컨텐츠가 (프로그램을 끌어가는) 기본적인 원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라이브를 고집하고 방송도 역동적으로 진행해요. '보이는 라디오' 하는 날에는 카메라 앞에서 망가지고 잘 놀아요. 프로그램에서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있죠. 청소년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의 곡이 오프닝에 채택되면 팬카페에 올리기도 하고요. 가끔 개그코드를 섞어서 아카펠라 하기도 하거든요. '우리 오빠 노래 왜 망쳤어요'라는 반응도 있지만 그것도 '놀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인)."
'스윗소로우'는 보이는 라디오를 하는 날이면 카메라 앞에서 망가지고 재밌는 포즈를 취하기도 한다.

▶ 밤 10시 00분. 시끄럽지만 달콤하고 재밌지만 살벌한 2시간.

밤 10시. 간단한 로고송이 나오고 전화 신호음이 울린다. '여보세요' 청취자가 답하자 스윗소로우의 아카펠라가 시작됐다.

이날 준비된 음악은 SG워너비의 '로맨틱 겨울'. 오프닝이 끝나자 "요즘 좀 괜찮다 싶으면 언제나 우진 오빠가 망치네요", "뭘해도 가수 길 분위기가 나요" 등 청취자들의 문자가 쏟아졌다. 장난스런 혹평에 DJ들은 맞장구치며 웃느라 정신없다.

이어진 코너는 '달콤 살벌한 초대석'. 이 코너의 백미는 '쪽방지기' 뽑기다. 초대 손님인 밴드 메이트는 김영우를 선택했다. 김영우는 짐을 싸 유리창을 사이에 둔 옆 스튜디오, 일명 '쪽방'으로 이동했다.

'쪽방지기'는 DJ 모두가 게스트에게 맞장구만 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쪽방'에 앉아 객관적으로 바라보다 얼굴을 마주보고 할 수 없는 짓궂은 질문도 하고 싫은 소리도 해 방송의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것이 김영우의 설명.

'쪽방'에서 김영우가 한을 풀어내듯 '속사포 수다'를 쏟아냈다.

"데뷔한지 일년도 안 된 새까만 후배들이었는데 그동안 많이 커가지고 선배 무서운지 모르고 막 쫓아냅니다. 어쨌든 절 쫓아낸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도록 아주 제대로 살벌한 시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텐텐가족들이 보내주신 질문들 가운데서 앙칼진 질문 엔지 있는, 발음이 왜 이러니 이거, 엣지 있는 질문들만 골라서 드릴텐데요. 메이트 세 분은 본인에게 해당하는 질문에 아주 솔직하고 쿨하게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 크고 명쾌하게 예 아니오. 아시겠죠?"

250자를 쏟아내는데 20초도 걸리지 않았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 랩을 듣는 것 같다.

그만큼 이들의 수다는 '독'하다. 스윗소로우가 그들의 음악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운 방송을 진행하리라고 생각했다면 오산. 노래를 들어야 할 시간이 지나자 제작진이 수신호를 보내지만 이들은 할 말 다 하고 나서야 노래를 튼다. "시끄럽고 정신없는 방송에 적응하는데 한 달 걸렸다"는 어느 팬의 말은 과장이 아니다.

방송 초기에는 '시끄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러 틈을 주지 않고 받아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크다고. 그렇게 하다보니 "이제 네 가지 색의 괜찮은 입담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다. 대학 시절부터 음악을 함께한 네 남자의 치고 빠지는 수다 하모니는 수준급.

박형주 PD도 같은 맥락에서 이들의 단점과 장점을 꼽았다.

"스윗소로우를 모르는 상태에서 방송을 들으면 4명 목소리가 분간이 안 된다. 목소리를 모르는 청취자는 혼잡하고 산만하다고 느낄 수 있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겨갈 수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4명 각각 색깔이 다르다보니 여러 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는 것"은 강점.

또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을 하는 그룹인데 유쾌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이 에너지를 주 5일 생방송 내내 잘 끌고 간다. 라디오에 애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의 '쪽방지기' 김영우.

▶ 자정, 0시 00분. '가늘고 길게 죽을 때까지' 진행할래요.

"오늘도 즐거웠어요. 내일 봐요."

자정이 되고 날짜가 바뀌자 DJ들이 스튜디오에서 나왔다. 늦은 밤까지 이어진 생방송에 지쳤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콧노래를 부른다. 클로징 멘트 그대로 즐거웠다는 표정.

스튜디오를 나서는 이들을 붙잡고 소감을 물어봤다.

"방송이 끝나면 기분 좋아요. 에너지가 소진된 채 가는 일은 없어요. 많은 청취자들하고 함께 하다보니 여러 사람을 만난 느낌이에요. 하룻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말하는 경우도 있어서 충만한 느낌일 때도 있고요(인)."
"집에 돌아가도 이 기분이 이어져 새벽 3~4시까지 깨어 있어요(김)."

이들의 목표는 '가늘고 길게 죽을 때까지'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이다. 라디오의 황금시간대라고 불리는 밤 10~12시 프로그램의 DJ가 되고 싶은 팀이 줄 서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열심이다.

"조금 더 욕심내자면 획일화된 사고방식을 따라가며 '그게 맞아요'라고 박수치는 방송이 아니라 '우린 다르게 생각해요'라고 재치 있고 풍자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DJ가 되고 싶어요. 우리가 어렸을 적 DJ들은 그런 역할까지 했거든요."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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