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KBL·오리온스의 비겁한 변명

  • 입력 2009년 7월 31일 08시 27분


KBL은 29일 김승현(30)에게 18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1000 만원, 오리온스에는 30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KBL 상벌규정에 따르면, 이면계약 제재금으로는 최고수위다. 하지만 팬들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반응이다. 5억원 이상 뒷돈의 죗값이 1000만원이라면 선수에게도 남는 장사이기 때문이다. 김승현과 오리온스가 팬들을 우롱한 것에 대한 처벌이 없는 것도 문제다. 이미 농구계에서는 “오리온스 심용섭 단장이 KBL 전육 총재 옹립의 일등공신인데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의혹은 여전히 무성하다. 각 구단은 2007년 12월, 이사회 결의사항으로 2008년 6월까지 뒷돈을 정리하기로 했다. KBL은 “오리온스가 2008년 6월 이후로는 연봉 초과분을 지급한 적이 없어 샐러리캡 규정은 위반하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KBL은 김승현의 2009년 소득은 추적하지 채, 2008년 소득에 대해서만 확인했을 뿐이다. 샐러리 캡 위반은 다음시즌 1라운드 국내선수 지명권 박탈(구단), 전 경기 출전정지(선수)의 중징계 사안이다.

KBL이 이 모양이니 고개를 숙여야 할 오리온스는 여전히 비겁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심 단장은 “이면계약은 전임 단장이 김승현의 요청에 의해 (개인적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했다. 연간 농구단 예산의 대략 10 %%에 이르는 김승현의 뒷돈을 개인적으로 집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다. 그렇다면, 샐러리캡 조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심 단장은 왜 전임단장의 뒷돈관행에 대해 척결 의지가 없었는지도 묻고 싶다. KBL 게시판에서는 “도덕성을 잃은 스포츠는 존재가치가 없다”면서 “오리온스에 굴복한 전육 총재는 사퇴하라”는 팬들의 성토가 가득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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