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대통령이 되는 8가지 방법은?

  • 입력 2009년 7월 31일 02시 59분


美 역사학자 스미스 씨 제시

미국의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대통령학의 권위자인 리처드 노턴 스미스 씨(조지 메이슨대 초빙 학자)는 최근 13회 와튼 경영대학원 리더십 연례 세미나에서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8가지 잣대를 제시했다. 미국 포브스 인터넷판이 소개한 내용을 요약한다.

①역사는 모험가의 손을 들어 준다=1803년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를 사들인 토머스 제퍼슨, 1964년 민권법을 통과시킨 린든 존슨, 6·25전쟁 참전을 결정한 해리 트루먼, ‘죽의 장막’ 중국과 공식 대화를 시작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 등은 당대에는 ‘모험’이라고 생각될 (무모한) 일을 했지만 역사는 그들에게 후한 평가를 내렸다. 모험은 생각처럼 시끌벅적하지 않을 때도 있다. 1989년 베를린 장벽 붕괴라는 역사적 순간에 소련의 체면을 생각해 그 자리에 가지 않은 조지 부시처럼 무위(無爲)가 가장 힘든 모험일 때도 있다.

②대통령의 힘은 ‘국민을 감화시키는 권위’에서 나온다=대공황 속에서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노변담화(爐邊談話)라 불린 라디오 연설로 국민에게 수시로 위기 극복 의지를 차분히 설득해 감정적 신뢰를 쌓았다. 로널드 레이건은 1981년 저격당한 뒤 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나서 부인에게 “여보, 허리 숙이는 걸 깜박했어” 같은 농담하는 여유를 보여 국민을 매료시켰다.

③위대한 대통령에게는 ‘위대한 적(敵)’이 있다=루스벨트에게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독일의 히틀러가 있었고 레이건에게는 소련이 있었다. 이들이 적과 싸우는 모습은 국민에게 자유를 수호하는 자랑스러운 전사로 비쳤다.

④신비하게 보일 줄 알아야 한다=레이건 국가안보고문이었던 로버트 맥팔레인은 “(레이건은) 아는 건 너무 적었지만, 이룬 건 매우 컸다”고 평했다. 다시 말하면 레이건은 대중에게 ‘본질적으로 신비한 인물’로 비쳐야 한다는 덕목을 알았던 것이다.

⑤후대의 평가에 신경 쓰면 망가질 수 있다=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정상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으로 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워런 하딩은 역사상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 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하딩은 백악관이 연루된 뇌물 사건에 휘말렸고 쓸쓸히 대중에게서 잊혀졌다.

⑥대통령을 현재의 잣대로만 평가하지 말라=일부 백인 지주에게만 허용됐던 참정권을 전 백인 남성에게 확대한 앤드루 잭슨에 대해 현대학자들은 “여성과 흑인을 소홀히 했다”고 저평가한다. 그러나 대통령을 제대로 평가하려면 당시의 맥락을 이해하고, 현재의 잣대를 과거에 적용하지 말아야 한다.

⑦‘의도하지 못한 결과’는 어쩔 수 없다=우드로 윌슨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신(新)자유주의’를 주창했지만 제1차 세계대전으로 실현하지 못했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사건 때문에 그의 이상은 실패한 것이 됐다.

⑧대통령의 성공에 왕도는 없다=역사는 일반적으로 큰 정부를 주창한 강력한 대통령에게 후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유부단하다는 평을 듣는 캘빈 쿨리지 같은 대통령이 납세자를 보호하고, 큰 정부를 지양했다는 점은 재평가해야 한다.

스미스 씨는 “대통령을 평가하는 법칙이 한 가지일 수는 없다”며 “대통령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새로운 증거, 후임 대통령의 실적, 시대의 관점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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