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 - 한여름 슬로프 꽃향기로 덮이다

  • 입력 2009년 7월 30일 07시 58분


해발 1300m 오르면 ‘야생화 물결’ 스키 코스에선 더덕 등 산나물 체험

강원도 정선군에 자리한 하이원 리조트 마운틴콘도. 해발 930m 높이에서 관광 곤돌라를 타고 마운틴 허브(해발 1242m)에 도착하니 노랑, 하양, 핑크 등 다채로운 색감의 꽃들이 화사하게 펼쳐진다. 벌노랑이, 술패랭이, 금불초 등 야생화의 물결이 근사하다.

한 여름, 그 것도 고지에서 발산하는 야생화의 향기에 절로 취한다. 꽃의 파고 너머로 백운산 정상에 위치한 마운틴탑 회전식 레스토랑 ‘탑 오브 더 탑’이 보이니 그제서야 이 곳이 스키장 슬로프임을 깨닫는다.

리조트의 여름은 겨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조롭다.

겨울에는 스키를 메인으로 액티브한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여름에는 하얀 눈 대신 초록색 풀이 들어선 공간에서 바비큐를 해 먹고, 산책을 하는 등 정적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서다. 그런데 하이원 리조트의 여름은 좀 다르다.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에 펼쳐진 야생화 덕이다.

하이원 리조트 건설관리팀 오규동 과장은 “스키장 공사로 인해 발생한 훼손 지역의 경관과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녹화를 하게 됐다”고 말한다.

이 사업은 보기만 해도 가슴을 탁 트이게 하는 야생화와 산나물 군락지 조성을 가능케 했다. 초급자 코스 75만9000m² 부지는 60여종의 꽃으로 가득 찼고, 경사도가 심한 중상급자 코스 42만9000m² 부지에는 더덕, 곤드레, 곰치, 황기 등 산나물이 그윽하게 들어섰다.

해발 1340m, 정상인 마운틴 탑에 오르니 마운틴 허브보다 더욱 컬러풀한 색깔의 야생화가 물결을 그린다. 강렬한 노랑이 줄어든 대신 보라색, 연한 핑크, 분홍 느낌이 나는 흰색 등 컬러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진다.

마타리, 기린초, 산국 등 야생화의 향기 또한 더욱 풍부해지고, 복합적으로 퍼진다. 아래로 펼쳐진 중상급자 코스에는 더덕, 곤드레, 곰치 등이 군락을 지어 숨쉬고 있다. 오 과장은 “아줌마들이 올라와 더덕 등 산나물을 캐가는 모습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야생화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산나물은 체험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늘과 맞닿은 천상정원에서의 경험은 분명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게다가 큰 수고를 들일 필요도 없다. 관광 곤돌라를 타기만 하면 크리스마스 선물 상자처럼 계속해서 눈을 사로잡는 풍경이 펼쳐지니 말이다.

이색적인 경험을 더 원한다면 차로 4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남면 ‘개미들마을(http://gemi.mygohyang.net)’로 나들이를 가는 것도 좋다.

마을 사람들이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붙여진 개미들마을에서 트랙터를 개조한 투어 차량을 타고 마을 전체를 도는 재미는 쏠쏠하다. 창문이 없어 탁 트인 공기를 온 몸으로 마쉬며 가끔은 덜컹거리는 차량에 살짝 긴장도 하고, 곳곳에 펼쳐진 기암괴석 절벽을 보다보면 투어는 어느 틈에 끝난다. 이 곳에서만 난 식자재로 차린 밥상 또한 꿀맛이다.

흥이 돋는다면 내친 김에 여량면 구절리역으로 차를 몰아보자. 아우라지역까지 7.2km 구간의 폐철로에서 타는 ‘레일 바이크’의 재미가 있으니 말이다. 페달을 열심히 밟으면 시속 30km까지 속도를 내며 싱그러운 자연과 하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누군가는 ‘돈 내고 괜한 고생’이라고 투덜대기도 하지만 연인끼리, 가족끼리 함께 페달을 돌린다면 애정이 새록새록 솟을 만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 ‘하이원 레일바이크 패키지’로 예약하면 보다 편리하게 체험할 수 있다.

문의 강원관광여행사(033-591-0085)

정선|글·사진=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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