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5개월째 흑자행진…상반기 217억달러 사상최대

  • 입력 2009년 7월 30일 02시 59분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6월 경상수지는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면서 월간 기준으로 두 번째로 많은 흑자를 냈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경상수지 흑자가 217억5000만 달러로 종전 최대치였던 1998년(217억2000만 달러) 기록을 넘어섰다고 29일 밝혔다.

6월 경상수지 흑자는 54억3000만 달러로 전달(35억 달러)보다 크게 증가했다. 이는 월간 기록으로 최대였던 올 3월(66억5000만 달러)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6월 상품수지 흑자는 66억1000만 달러로 전달(48억8000만 달러)보다 급증해 경상수지 흑자를 이끌었다. 자본수지는 5월 70억2000만 달러 순유입에서 6월에는 4억 달러 순유출로 돌아섰다.

상반기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낸 것은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데 따른 ‘불황형 흑자’다. 수출(1679억5000만 달러)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4.1% 줄어든 데 비해 수입(1419억7000만 달러)은 34.5%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해외여행, 해외유학 등이 줄어들면서 서비스수지 적자가 59억 달러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93억4000만 달러)보다 적자폭이 많이 줄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고환율을 비롯해 중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 등 수출 특수가 있었지만 내수경기가 회복되지 않아 수입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불황형 흑자가 이어지겠지만 흑자 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환율이 하락하고 있고 내수경기가 차츰 회복되고 있어 수입이 늘어날 수 있지만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중국 특수도 지속되기 어려워 하반기 수출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연구원은 “경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올해는 지나야 불황형 흑자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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