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너지]SK에너지 “이젠 초록색 종합에너지 회사”

  • 입력 2009년 7월 30일 02시 59분


“굴뚝 이미지 벗자”… 포스코와 손잡고 청정석탄 개발 나서
CO2 이용 친환경 플라스틱, 폐열 → 연료전환 등 신기술 박차

《“SK에너지는 더 이상 정유사가 아닙니다.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종합 에너지 회사’입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신성장동력 확보에 지속적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구자영 SK에너지 사장).

SK에너지가 굴뚝산업 정유사 이미지를 벗고 그린 에너지를 앞세운 종합 에너지사로 거듭나고 있다. 정유업 외에도 자원 고갈을 대비해 미래 에너지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더욱 강하게 밝히고 있다.》

○ 그린 에너지 위한 공동개발

SK에너지는 최근 포스코와 손잡고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 공동개발에 나섰다.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은 이산화탄소와 공해 물질의 배출을 혁신적으로 낮추는 그린 에너지 기술이다. 저급 석탄을 고급 석탄으로 전환하고 가스화하는 ‘전단 공정’은 SK에너지가 담당하고 전단 공정으로 생산된 합성가스를 합성석유, 합성천연가스, 화학제품 등으로 바꾸는 ‘후단 공정’은 포스코가 맡기로 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두 기업의 협력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연구 기간도 최대 3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지식경제부가 신성장동력 사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스마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선정돼 정부 지원금 250억 원을 받는다. SK에너지는 2018년까지 2조2000억 원을, 포스코는 2013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대덕 기술원에 석탄 가스화 장비, 실험 연구설비를 갖춘다. 울산 콤플렉스에는 석탄에서 추출한 합성가스를 이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생산 공정을 연간 20만 t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구자영 SK에너지 사장은 두 기업의 공동 개발에 대해 “대한민국은 자원빈국이라는 굴레를 청정 석탄에너지를 통해 벗을 수 있다”며 “포스코와의 협력, 정부의 후원, 국책 연구원 및 대학과의 공동 연구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기술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온실가스 저감 활동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모아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것도 SK에너지의 역점사업 중 하나다.

SK에너지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에 대해 특허 이전 및 연구 협력 계약을 아주대와 체결했다.

이 기술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모아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머’로 전환하는 것. 종전에 플라스틱 원료로 쓰인 나프타의 사용량을 절감하면서 탄소 배출권도 확보할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

공장에서 나오는 폐열을 유용한 원료로 전환하는 작업도 활발하다. 폐열을 활용함으로써 벙커C유의 사용을 줄이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SK에너지가 올해 초 애경유화와 함께 개최한 ‘저탄소 녹색성장 스팀 네트워킹 협력사업 준공식’이 대표적 사례다.

SK에너지는 애경유화로부터 시간당 40t의 폐열을 받아서 생산 설비를 가동하는 데 활용한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써 설비 가동의 주연료가 됐던 벙커C유를 연간 2300여만L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이 이번 사업으로 거둘 비용절감 효과는 매년 1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 그린 카(Green Car)의 동력 리튬 배터리

그린 카의 동력은 SK에너지의 ‘그린 기술’에서 나온다. SK에너지는 그린 카의 핵심 기술인 2차 전지 테스트 작업에 여념이 없다.

SK기술원에서는 SK에너지가 개발한 2차 전지를 단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시험 운행 중이다. 실험실에서는 영하 30도에서 영상 60도까지 오르내리는 급격한 온도 변화 속에 2차 전지의 전기 충전 및 방전 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외 하이브리드 자동차 업체들과의 기술 제휴도 모색하고 있다. 미국과의 협력 가능성이 특히 눈길을 끈다. 지난해 3월에는 미국 상원의 에너지·자원위원회 위원장 등 미국 에너지 전문가 10여 명이 SK에너지 기술원을 찾았다. 이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함께 리튬전지 분리막 등 시설을 둘러보고 SK에너지의 대체에너지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SK에너지는 2차 전지 소재 개발에서 쌓은 노하우를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기술 개발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 회사는 2차 전지 소재 분야에서 특화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하이브리드차 배터리 기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4년 일본 아사히화성, 도넨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을 개발했기 때문. 이는 리튬이온 전지의 핵심 부품으로 양극과 음극을 차단해 단락을 막고 전자의 이동을 돕는다. 휴대전화, 노트북의 배터리가 리튬이온 전지로 바뀌는 추세 속에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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