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메이저 방송 뉴스 시청자가 준 까닭은

  • 입력 2009년 7월 29일 16시 17분


최근 별세한 '앵커맨의 전설' 월터 크롱카이트가 CBS 저녁뉴스를 진행할 때(1962~1981) 미국민 2700만~2900만이 그의 뉴스를 봤다. 그러나 현재 미국 3대 지상파 방송인 ABC, CBS, NBC의 저녁뉴스 시청자 수는 모두 합해도 이보다 적다. 미국기업연구원(AEI) 칼린 보우만 선임연구원은 27일(현지시간) 포브스 인터넷판에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

과거에 비해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송 채널은 크게 늘었다. 1985년 미국 가정에서 볼 수 있는 TV채널은 평균 18개였지만 2007년에는 118개였다. 그러나 채널이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는 메이저 지상파 방송의 쇠퇴를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보우만 선임연구원은 방송과 앵커맨에 대한 시청자의 신뢰(trust and credibility) 저하를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은 일반적으로 정부, 노조, 대기업 같이 크고 힘 있는 기관을 잘 신용하지 않는데 1970년대부터 메이저 방송도 이 범주에 들어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9%가 방송이 너무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앵커맨이 사회 유명인사 대열에 들면서 높은 연봉을 받게 된 것도 월터 크롱카이트의 겸손함을 사랑했던 시청자들을 멀어지게 했다.

이런 상황에서 방송 뉴스에 편견이 개입됐다고 시청자들이 인식하게 된 것이 메이저 방송사의 시청자 감소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갤럽의 1973년 조사에서는 응답자 68%가 '방송이 뉴스를 충실하고 정확하며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믿었지만, 2008년에는 43%만이 그렇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 리서치센터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CBS의 뉴스 보도를 거의 대부분 믿느냐'는 질문에 2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ABC와 NBC는 이보다도 낮았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