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 난 록 페스티벌… 흥은 반쪽, 팬 불편은 두 배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기획사 갈등… 인천 펜타포트 - 이천 지산밸리서 따로 열려

이태훈 씨(25·군인)는 24∼26일 3일간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펜타포트)과 경기 이천의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지산) 등 두 곳에서 록 음악 공연을 즐기는 데 25만 원을 썼다. 서울 사는 이 씨는 24일 이천, 25일 인천, 26일은 다시 이천에 갔다. 3일 내내 이천에 머물까 했지만 25일 인천에서 열린 랩 메탈 밴드 ‘데프톤스’의 공연을 놓칠 수 없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양껏 듣긴 했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지난해에는 인천에서 열렸던 록 페스티벌이 올해 두 곳으로 나뉘어 열리면서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 것.

록 페스티벌 분열은 2006년부터 펜타포트를 공동 개최해 온 ‘옐로우나인’과 ‘아이예스컴’이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갈등 때문에 벌어졌다. ‘옐로우나인’은 올해 따로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을 차렸다. 현장 분위기는 같은 기간 열리는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과 제휴해 ‘오아시스’ ‘위저’ 등 유명 외국 뮤지션을 많이 부른 지산 쪽이 더 활기찼다. 펜타포트에는 가족 단위 관객이 눈에 많이 띄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져 격렬한 사운드의 메탈 밴드들이 등장하자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 관객은 적잖이 발길을 돌렸다.

24일 지산에 갔다가 25일 펜타포트에 온 이은주 씨(27)는 “음악 페스티벌은 늘 환영이지만 두 개로 갈리면서 지난해보다 흥이 덜 난다”고 했다.

록 팬들의 불편은 내년에도 거듭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산과 펜타포트 측은 “7월 마지막 주말의 페스티벌 일정은 변경하지 않을 것”이라며 “벌써 뮤지션 섭외를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김인정 인턴기자 연세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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