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비즈 북스]M&A법과 실제

  • 입력 2009년 7월 25일 02시 56분


냉혹한 M&A 정글서 살아남으려면
이재순 유효제 한정미 지음
582쪽·4만8000원·유로

이른바 세계화 이후 거대 자본이 국경을 넘나든다. 대기업을 사고팔고, 심지어는 은행도 매매하면서 엄청난 이익을 가져간다. 각종 규제를 피해 나라의 경계를 넘어 돈 사냥을 할 수 있는 똑똑한 기업자본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이에 비하면 정부와 노조, 각종 시민단체, 그리고 일반 시민은 애초부터 이런 거대 자본과는 경쟁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든다. 국가 간, 지역 간 자유무역협정이 속속 조인되면서 외국회사의 내국기업의 합병과 인수에 대한 빗장이 속속 풀리고 있다. 한국의 일반 기업과 그 직원들은 과연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가. 기업을 사고파는 인수합병(M&A)의 세계는 총성 없는 전쟁터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은 금물이다. 혹자는“기업 M&A란 거대 자본의 합종연횡으로 평범한 직원들은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고 쫓겨나는 비인간적인 자본의 횡포”라고 보기도 하지만 세계화 시대에 피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 살벌한 국가 간, 기업 간 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전략과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현직 검사와 법학자인 저자들은 다양한 실제 사례와 방대한 법률해석으로 이런 질문의 구체적인 해답을 모색하고 있다. 예컨대 미도파백화점을 두고 벌어진 대농그룹과 신동방그룹의 힘겨루기, 그 틈에 어부지리를 취하려 했던 해외의 역외펀드의 공격이라든지, SK그룹을 공격한 소버린자산운용의 사례를 통해 국내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해외 자본에 비해 역차별을 받는 국내 자본의 문제를 보여준다.

결국 M&A 문제가 재벌 같은 거대 자본과 국민정서가 대립하는 단순한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들은 법리 해석과 사례 분석을 통해 합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력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M&A 현황과 관련 법 해설은 물론이고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국가의 관련 입법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외국 자본의 외환은행 M&A 사건, 쌍용자동차를 사서 핵심기술만 취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중국자동차 회사의 사례 같은 민감한 기업 M&A가 많아져 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기업 담당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블랙홀처럼 기술과 원자재를 빨아들이며 언제라도 한국 자본을 잠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세계지도까지 바꿀 수 있는 미국 등에 둘러싸여 있다. 기업사냥꾼들에게 무참히 먹힐 수 있는 자본주의의 정글에 살고 있다는 얘기다. 눈을 잘못 감았다가는 길을 잃는 정도가 아니라 코 베이고 먹히기까지 할 상황이다. 맹목적인 민족주의자들의 주장이나 감성에만 휘둘리는 노동운동, 혹은 기업과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비합리성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법리를 분석하고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도 “기업과 경제인들이 M&A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준과 함께 사례 분석이 잘되어 있다”고 말했다.

parkyk@donga.com

CEO 13인이 숨겨왔던 성공비결
성공한 CEO들이 털어놓은 1% 비밀
김동수 외 지음
400쪽·1만5000원·시이오뉴스

여성 속옷 전문기업 남영비비안의 김진형 대표이사는 영업맨 출신이다. 1978년 입사한 그는 백화점을 수시로 돌며 영업을 했다. 당시는 브래지어, 스타킹이 귀할 때여서 가만히 있어도 팔렸지만 현장을 다닌 것이다. 영업맨 시절 만났던 담당자들이 지금은 백화점 최고위직에 올라 있다. 그 인연에 힘입어 비비안은 백화점 내 좋은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이혁병 ADT캡스 회장이 2002년 대표이사로 취임했을 때 회사는 파업 중이었다. 문제는 부닥치며 해결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던 이 회장은 회사에서 숙식하며 해결책을 찾았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노조 간부들이 찾아왔다. 새벽에 노사 간 대화가 이뤄졌다. 이 회장은 잦은 대화를 통해 사원들의 속내를 파악하고 고충을 하나씩 해결해주기 시작했다. 얼마 후 파업은 종결됐다. 박치만 한국레노버 사장,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회장 등 최고경영자(CEO) 13인의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고객은 항상 옳다? 절대 그렇지 않다!
신성한 소 죽이기
데이비드 번스타인 외 지음·이은주 옮김
276쪽·1만3000원·한스미디어

중국인에게 차(茶)는 없어선 안 되는 생필품이다. 음료회사 베이후아는 1997년 차가운 차를 팔려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시음회를 벌였다. 시음회 참가자의 60%가 차가운 차를 싫어하자 베이후아는 프로젝트를 포기했다. 그런데 이듬해 다른 음료회사인 슈리셍이 차가운 차를 내놓아 대박을 터뜨렸다. 베이후아는 이유를 분석했다. 시음회를 겨울에 실시해놓고선 조사 결과에 전적으로 의존했던 것이 문제였다. 저자들은 ‘조사 결과를 항상 믿는다’는 것을 비즈니스 세계의 ‘신성한 소(sacred cow)’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신성한 소’란 고정관념을 뜻한다. 저자들은 “한번 성공한 기업이 다음에도 성공한다, 한 번 히트한 브랜드는 다음에도 위력을 발휘한다, 고객은 항상 옳다, 개인보다 팀워크가 늘 중요하다 같은 ‘신성한 소’를 죽여야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비즈니스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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