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 ‘불륜 공식’ 풀어보니…‘배신 남편’ ‘연하남’

  • 입력 2009년 7월 23일 07시 21분


‘밥줘’ 버림 받은 하희라, 싱글과 사랑 시청률… 종영 ‘조강지처클럽’등 연하남 러브라인 대세… 제작사 “중년여성 대리만족 일일극 단골 설정”

상처 받은 아줌마는 연하남이 지킨다(?)

안방극장에 흥미로운 ‘불륜의 공식’이 등장했다. 남편의 불륜을 주요 소재로 택한 드라마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말끔한 연하의 남자를 ‘백마 탄 왕자’로 설정, 상처받은 아내를 위로하는 구원투수로 투입하고 있다.

트렌드인 연상연하 커플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동시에 여성 시청자의 판타지까지 만족시키는 두 가지의 효과 덕분에 제작진에게 각광받는 중이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미시 스타, 하희라 김남주 오현경은 연하남의 전폭적인 사랑 덕분에 드라마 성공은 물론 연기자로서 새로운 인기까지 얻었다.

시청률 20%를 넘으며 방송 중인 MBC 저녁 일일드라마 ‘밥줘!’(극본 서영명·연출 이대영). 이 드라마에서 남편의 외도로 상처받았던 하희라는 요즘 처지가 180도 바뀌었다. 안하무인에 가까운 남편으로 인해 시청자의 동정을 샀지만 ‘훈남’이자 싱글인 조연우의 등장으로 일약 선망의 대상이 됐다.

‘밥줘!’ 제작 관계자는 “조연우를 마음이 따뜻한 키다리 아저씨로 설정했다”며 “그동안 상처만 받았던 하희라도 남자의 사랑을 받는 여자라는 사실을 조연우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줌마와 연하남의 러브스토리가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조연우가 처음 등장한 14일 방송은 이런 관심을 증명하듯 21.7%(TNS미디어코리아)의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밥줘!’가 방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록이다.

김남주 역시 8년만의 복귀작에서 비슷한 역할을 맡은 뒤 미시 스타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상반기 히트작 MBC ‘내조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고동선)에서 김남주과 윤상현과 함께 연상연하 커플로 등장해 시너지를 발휘했다.

이 작품에서도 김남주는 불륜에 빠진 남편에게 받은 상처를 연하남 윤상현을 통해 극복했다. 다소 자극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둘은 담백한 연기로 상황을 소화해 드라마가 끝나고도 CF로 인기를 이었다. 각각 의류, 식품, 통신 등 다양한 분야의 광고모델로 발탁되는 저력을 발휘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하희라, 김남주에 앞서 이러한 ‘불륜의 공식’을 만든 원조 커플은 오현경과 이상우다. 지난 해 10월까지 인기리에 방송했던 SBS ‘조강지처클럽’(극본 문영남·연출 손정현)에서 둘은 불륜으로 상처받은 여자와 6살 어린 대기업 본부장으로 등장해 애틋한 멜로 연기를 펼쳤다.

이 작품을 쓴 문영남 작가는 아줌마와 연하남의 사랑을 드라마에 처음 삽입하는 ‘실험’을 했지만 이는 시청률 40%가 넘는 성공으로 돌아왔다. 특히 이상우의 극 중 이름을 ‘구세주’로 지은 것도 아줌마 시청자의 판타지를 만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불륜의 공식’을 두고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클리셰(장르를 표현하기 위한 관습적인 표현)로 점차 각광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또한 “중장년 시청층이 많은 일일 혹은 주말드라마에 이 같은 설정이 더 자주 등장하는 이유는 여성의 욕망을 대신 채워주는 대리 만족의 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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