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피플]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 입력 2009년 7월 22일 02시 55분


올해안에 지주회사 전환

원스톱 복합금융 서비스

12년째 사랑의 집짓기

“땀흘리며 팀워크 키워”

“올해 안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지주사를 설립하더라도 보험사 등 다른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지는 않겠다.”

20일 대전 서구 평촌동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건축 현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은 예년처럼 여름휴가를 대신해 직원들과 해비타트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기자가 현장을 찾아가자 그는 이마에 맺힌 구슬땀을 닦으며 잠시 시간을 내 인터뷰에 응했다.

하 행장은 “최근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어 지주회사 설립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며 “수익이나 효율성, 비용, 고객만족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해 올해 안에 지주회사를 설립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4월 지주사 설립을 공식 발표한 뒤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소매전문 증권사 설립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 씨티그룹이 공적자금을 받으면서 준비 작업이 중단됐다.

하 행장은 “복합금융 시대를 맞아 고객들에게 원스톱(one-stop)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지주사 설립이 필요하다”며 “미국 본사도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금융시장은 이제 침체에서 벗어나 재건되고 있다”며 “미국 본사도 이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까지 불거졌던 미국 본사의 한국씨티은행 매각설과 관련해서는 “절대 그럴 일은 없다”고 못 박은 뒤 “씨티그룹 본사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을 황금 시장으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씨티은행이 지주사 전환에 성공하면 7월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한 SC제일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으로는 두 번째로 지주사를 설립하는 셈이다. 하 행장은 “지주사를 설립하더라도 보험사 등 다른 금융회사를 M&A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기존 씨티그룹의 핵심 역량인 상업은행, 신용카드, 증권 등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다른 카드사와 차별화되게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을 대폭 강화해 내놓은 ‘씨티 프리미어 마일카드’의 고객 1인당 카드 사용금액이 다른 카드의 5배 수준일 정도”라며 “이런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이며 카드 시장을 계속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TFT에서는 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한국씨티은행과 한국씨티그룹캐피탈, 씨티크레딧신용정보(CCS)를 두는 것은 물론이고 대출 모집인으로 구성된 전문 판매법인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 당초 계획한 소매 증권사를 설립하지 않는 대신 한국씨티은행과 모회사가 다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지주사 체제로 편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하 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이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운동을 후원하기 시작한 1998년부터 매년 여름휴가를 건축현장에서 보내고 있다. 그는 “올해는 100여 명의 직원은 물론이고 중학교 1학년생인 쌍둥이 딸도 함께 참여했다”며 “직원들끼리 땀 흘려 일하면서 팀워크를 키우고 서로 의사소통하는 데 이만한 휴가가 없다”고 말했다.

대전=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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