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0도 한눈에 볼수있는 ‘꿈의 전투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7월 21일 02시 57분


세계 최대 군수회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만드는 F-35 전투기는 적의 레이더를 피해 전천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제작공장에서는 몇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면서 F-35가 특유의 날렵한 형태를 갖춰간다. 포트워스=윤상호 기자
세계 최대 군수회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만드는 F-35 전투기는 적의 레이더를 피해 전천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제작공장에서는 몇백 단계의 공정을 거치면서 F-35가 특유의 날렵한 형태를 갖춰간다. 포트워스=윤상호 기자

美 텍사스 F-35 스텔스전투기 제작현장을 가다
철통보안속 부품 100만개 조립… 月 1대 생산
“한국이 도입 결정하면 2014년까지 제공 가능”

“휴대전화와 카메라는 반입 금지입니다. 공장 내에선 꼭 출입증을 패용하고 직원의 안내에 따라주세요.”
16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 있는 세계 최대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의 F-35 전투기 제작공장.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최첨단 스텔스전투기의 실체를 보기 위해선 철저한 신분 확인과 보안 절차를 거쳐야 했다.
회사 관계자를 따라 들어선 공장 건물 내부는 길이 1.6km, 넓이 100만 m²의 방대한 규모를 자랑했다. 이 공장은 제2차 세계대전 때인 1941년부터 전투기와 폭격기 등 수십 종에 걸쳐 수만 대를 생산했고 지금은 미국 차세대통합전투기(JSF)인 F-35 시제기를 비롯해 F-16 전투기, 일본과 공동 개발한 F-2 전투기, 현존 최강의 스텔스기로 불리는 F-22 전투기의 동체 일부를 제작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첨단 기계설비와 컴퓨터 장비들로 빼곡한 공장 곳곳에선 직원 750여 명이 F-35의 부품을 조립하고 동체를 제작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직원들은 몇만분의 1mm 오차 이내로 정밀부품들을 기체에 장착하거나 너비 10여 m의 거대한 주익(主翼)을 대형 크레인으로 들어올려 내부 배선을 하는 등의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몇백 단계로 이뤄진 공정을 거칠 때마다 F-35는 각 군의 용도에 따라 특유의 날렵한 형태를 갖춰갔다. 회사 관계자는 “공군용인 F-35A와 해군 및 해병대용인 F-35B, 항공모함 탑재용인 F-35C 등 시제기 20여 대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시제기 성능시험을 거쳐 2012년 해병대를 시작으로 2013년 공군, 2015년 해군에 F-35를 각각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수십 km의 전선과 100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이뤄진 F-35는 현존 항공기술의 결집체로 평가된다. F-35엔 각종 무기와 연료탱크가 내부에 탑재됐고 특수복합소재로 제작한 기체에 특수도료까지 칠하는 등 완벽한 스텔스 설계가 적용됐다.
첨단 레이더는 기존 기계식 레이더보다 탐지능력과 해상도가 3배 이상 뛰어나고 조종석의 다기능 터치스크린에는 모든 비행정보와 교전상황 등이 일목요연하게 표시된다. 특히 비행 중 기체 바닥을 투시해 지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고 360도 전 방향을 파악할 수 있는 조종사용 특수헬멧디스플레이(HMD)는 F-35에 적용된 첨단기술의 백미(白眉)다.
돈 카이너 기술담당 부장은 “적의 눈을 피해 전천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5세대 전투기는 F-35와 F-22밖에 없다”며 “2016년까지 공장 시설 증축이 완료되면 F-35 1대 생산에 소요되는 기간이 현재 1개월에서 1일로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 견학을 마친 뒤 버스를 타고 외부 격납고에 도착하자 F-35의 시험비행 수석조종사 존 비슬리 씨(58)가 취재진을 맞았다. 그는 30여 년간 F-117 스텔스 전폭기를 비롯해 20여 종의 전투기로 5500시간 이상을 비행한 베테랑 파일럿이다. F-35 개발 초기부터 40여 차례 시험비행을 했다. 그는 “F-22보다 10년 앞선 첨단전자기술이 적용된 F-35야말로 진정한 ‘디지털 전투기’”라며 “F-35를 몰아 본 조종사마다 강력한 힘과 상상을 초월한 성능에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F-35는 F-22와 대등한 스텔스 성능을 보유했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해 한국군이 이르면 내년에 착수할 차기전투기(FX) 3차 사업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한국 공군도 수년 전부터 60대 규모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미국은 F-22의 해외 수출을 금지했으나 F-35의 경우 영국 호주 터키 등 공동개발국에 대해선 수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F-35의 개발 시기가 다소 지연돼 기체 가격이 상승하고 있고 미국과 공동개발국들이 3000여 대를 발주한 상황에서 한국이 구매를 결정할 경우 적기에 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한국이 F-35 도입을 결정할 경우 2014년까지 제공할 수 있으며 가격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트워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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