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핵문제 해결 中역할 중요…탈북난민 비용 분담해야”

  • 입력 2009년 7월 16일 02시 57분


美 대북문제 세미나

미국에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여겨지는 것은 ‘중국 카드’다. 막무가내로 호전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는 북한을 설득해 대화의 장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 나라도 중국이다. 따라서 북한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중국을 움직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중국 카드’의 논리 핵심이다.

1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보수 성향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에서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 중국과 북한 문제를 주로 다뤄온 세미나 참석자들은 이날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며 미국이 중국을 움직여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가 있는지에 다소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중국을 미국의 생각대로 움직이는 데는 많은 외교 노력과 경제 비용이 들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적인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또 중국이 노력해도 북한이 현재 권력 승계 등 체제 정비 절차를 밟고 있는 데다 핵 보유를 위한 군부의 의지가 강해 쉽게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케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수석연구원은 “북한의 붕괴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미국 정부가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밴도 연구원은 “북한 붕괴 시 중국으로 유입될 탈북 난민의 관련 비용을 미국이 분담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밝힐 필요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의 동참도 중국을 안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붕괴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고, 누가 무엇을 하고, 질서는 누가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같은 연구소의 테드 카펜터 국방·외교정책 담당 부소장은 “6자회담을 통한 외교적 해결 이외에 북한의 체제 변경이라는 ‘플랜 B’를 고려할 때”라며 “흥정가가 적절하면 중국은 북한의 체제 전복 시나리오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적어도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주둔을 끝내고 한국과의 군사동맹을 서서히 약화하는 형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의 래리 닉시 박사는 “평양∼테헤란을 잇는 항공편을 통해 과학자와 기술자 및 북한의 미사일, 미사일 부품, 기술 설계도가 옮겨지고 있다”며 “의미 있는 대북 제재를 위해서는 금융제재 외에 북한과 이란의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키는 중국의 행동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닉시 박사는 “이란과 시리아 미얀마가 최근 북한의 주요 고객이 되고 있고 특히 이란의 비중이 크다”며 “중국이 북한∼이란 항공편에 재급유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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