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카에다 “위구르 사태 보복” 선언

  • 입력 2009년 7월 15일 02시 59분


9·11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가 우루무치 사태로 사망한 위구르인에 대한 보복을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전해져 해외로 진출한 중국인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4일 영국 런던에 기반을 둔 국제 정보 제공업체인 ‘스터링 어신트’의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알 카에다가 중국을 겨냥해 테러하겠다고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어신트는 보고서에서 ‘이슬람 북아프리카 알 카에다(AQIM)’가 아프리카 북부에 진출한 중국인과 중국 사업장 등에 대한 보복공격을 조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AQIM의 지시문을 직접 본 사람에게서 입수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됐다.

이 보고서는 “중국 내 무슬림 상황에 대해 ‘글로벌 성전(聖戰)’을 주장하는 무슬림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있으며 중국에 행동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다”며 “일부는 무슬림이 많은 국가 중 중국의 이해관계가 어떤 것이 있는지 정보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알제리 5만 명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에는 중국인 근로자 수십만 명이 일하고 있다.

중국 내 전문가들도 세계 무슬림으로부터 중국인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샤오둥(張曉東)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우루무치 사태로 무슬림이 중국을 보는 시각이 바뀔 것”이라며 “과거 중국은 중동과 비교적 먼 거리에 있어 이슬람 세계와 큰 갈등 없이 지냈지만 이번 사태로 종교적 민족적 대립의식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루무치 사태에 대한 세계 무슬림들의 항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에서도 12일 ‘중국에 대한 성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3일 우루무치 시에서 흉기를 휘두르다 경찰의 발포로 2명의 위구르인이 사망한 것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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