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카다피와 악수… 北-이란만 외톨이

  • 입력 2009년 7월 11일 02시 59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9일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 아프리카연합 의장 자격으로 참석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와 악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이탈리아 대통령이 주재한 만찬에 참석해 카다피 원수와 손을 맞잡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이던 2004년 관계 정상화에 합의하기 전까지 리비아는 미국의 대표적인 적성국. 1969년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카다피 원수는 지난해 11월 부시 전 대통령과 통화를 한 적이 있지만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이 미국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리비아를 찾았지만 목례를 했을 뿐 악수는 하지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 카다피 원수를 지칭해 “중동의 미친 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연합의 의장이기도 한 카다피 원수는 단일 통화와 군대를 가진 ‘아프리카 합중국’의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4월 미주정상회의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악수하고 포옹하기도 했다. 미국의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전통적인 우방과 동맹국은 물론 과거 적대관계에 있던 나라와도 화해를 하겠다고 선언한 오바마 대통령이 악수하지 않은 세계의 지도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 정도만 남은 셈이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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