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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47명의 부패사슬’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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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147명의 부패사슬’ 끊었다

입력 2009-07-08 03:04수정 2009-09-2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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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경영진 ‘비리와의 전쟁’ 선포 이후… 자체 감찰 통해 고발

KT 전현직 임직원들이 공사수주와 하자를 묵인하는 대가로 협력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에 적발된 임직원들은 대리급 직원부터 상무급 본부장까지 100명이 넘는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부장 김성은)는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KT 수도권서부본부 국장 정모 씨(51) 등 KT 전현직 임직원 147명을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인사 청탁 등의 대가로 돈을 받은 본부장 신모 씨(50) 등 KT 간부와 금품을 건넨 협력업체 관계자 등 31명을 적발했다. 검찰은 정 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47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이번 검찰 수사는 KT가 올해 초 자체 감찰을 통해 해당 임직원들의 비리를 적발해 검찰에 고발함으로써 이뤄졌다. 그런 점에서 KT의 새 경영진이 밀어붙인 ‘썩은 부위 도려내기’의 결과이기도 하다.

▶본보 4월 13일자 A2면 참조

▶KT ‘비리와의 전쟁’

○협력업체는 임직원의 ‘봉’

검찰에 따르면 정 씨는 2004년 12월부터 2006년 7월까지 특혜 발주와 공사과정의 하자를 봐 주는 대가로 협력업체로부터 3억50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다른 국장급 최모 씨(51)도 같은 수법으로 2억20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밖에 다른 임직원들도 협력업체로부터 명절인사비, 휴가비, 연말인사비, 회식비, 출장비 등의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 이렇게 KT 임직원 147명이 22개 협력업체로부터 받은 금품 규모는 18억 원대에 이른다. 신 씨는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주고 인사상 특혜를 주는 대가로 2004년 1월부터 2년여에 걸쳐 8000여만원을 받았다.

금품수수의 ‘고리’는 KT가 2003년부터 도입한 협력사 제도. 매년 평가를 통해 우수 협력사를 선정하고 부실한 협력사를 탈락시키는 제도다. 우수 협력사가 되면 공사 수주 자격이 주어져 업체들은 협력사 선정을 위해 사활을 걸 수밖에 없었다. 검찰 관계자는 “적발된 임직원들은 수의계약의 경우 발주금액의 3∼5%를 받는 등 관행적으로 돈을 받아왔다”며 “협력사 제도의 기준이 애매해 자의적으로 해석, 운용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품수수 규모가 작은 임직원 123명에 대해 KT에 징계토록 통보했다.

○물고 물리는 ‘비리사슬’

KT 임직원들의 금품수수 관행은 퇴직 후에도 이어졌다. KT는 퇴직자를 자회사에 재취업토록 하는 ‘퇴직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마땅한 자리가 없을 경우 협력업체가 대신 임금을 지급토록 했다. 협력업체들은 일하지도 않은 KT 전 직원에게 매월 부장급 300만 원, 과장 이하 200만 원의 월급을 울며 겨자먹기로 대신 지급했다. KT는 ‘유령 직원’으로 인한 손실을 공사 수주 등 다른 부분에서 보전해주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 같은 비리가 이어지면서 한 협력업체 직원 김모 씨(51)는 임직원들의 금품수수 비리를 담은 진정서를 두 차례나 제출하는 등 비리를 폭로하겠다며 협박해 9500만 원을 뜯기도 했다.

올해 초 KT 자체 감찰에서 비리가 확인된 상무급 임원 등 일부는 이미 회사를 그만둔 상태다. 검찰 수사에서 혐의가 드러난 직원들에 대해서는 징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양=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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