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응급도우미 1339… 휴가 떠나기전 입력!

  • 입력 2009년 7월 8일 03시 03분


물에 빠진 사람 구한뒤
무조건 배 누르면 위험
맥박 - 호흡 확인후 응급처치

벌이 쏜 부위에 박힌 침
카드 등으로 밀어내듯 뽑아야

뱀에 물린 상처에 남은 독
입으로 빨아내기 효과 없어
입속세균 통해 되레 감염 위험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떠날 생각에 설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야외활동은 늘 예상치 못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마련이다.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응급처치쯤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평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응급처치법이지만 막상 위급상황이 닥치면 유용한 상식이 될 수 있다.

○ 물에 빠진 사람은 호흡·맥박 확인

휴가를 떠난다면 먼저 응급의료 상담 서비스 전화 1339를 기억해두자. 보건복지가족부 산하 전국 응급의료정보센터와 연결해 24시간 연중무휴로 응급처치, 질병상담, 구급차 연결, 야간·휴일에 진료하는 병·의원 정보를 제공해준다. 휴대전화에서도 지역번호 없이 1339만 누르면 된다.

여름에는 물놀이 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영화에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한 후 배를 눌러 물을 토해내게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구토를 유발하면 먹은 물뿐만 아니라 위 속의 음식물도 함께 나와 기도를 막아 숨을 못 쉬게 될 수 있다. 숨을 쉬더라도 음식물 일부가 폐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물에 빠진 사람의 의식이 없다면 편안하게 눕히고 호흡과 맥박을 확인한다. 의식이 없더라도 호흡과 맥박이 있다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므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안정을 시켜주면 된다. 호흡이 없다면 인공호흡을 실시하고 맥박도 없다면 인공호흡과 심장마사지를 해야 한다. 코를 막고 입으로 2회 숨을 불어넣은 후 가슴 정중앙에서 약간 아래 부분을 손바닥으로 체중을 실어 30회 압박한다. 호흡과 맥박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계속 반복하며 의료기관으로 이송한다.

○ 화상 부위에 달라붙은 옷은 억지로 떼지 말아야

여름에는 계곡의 날카로운 돌이나 해변의 조개껍데기에 피부가 상처를 입기 쉽다. 상처가 깊지 않고 검붉은 피가 흐른다면 정맥 출혈이므로 출혈 부위를 압박하면 쉽게 멎는다. 그러나 깊은 부위에서 선홍색 피가 박동을 치면서 나온다면 동맥 손상을 의미하므로 즉각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우선 환자를 눕히고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여준다. 그 다음 상처 부위를 살펴 유리나 나뭇조각 등을 제거해 준다. 이때 상처 속에 있는 이물질까지 무리해서 제거하는 일은 삼간다. 그 후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으로 출혈 부위를 압박하고 출혈 부위에서 심장에 가까운 부위를 천으로 묶어준다.

일반인의 눈으로 골절을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야외 스포츠를 즐기다가 뼈나 관절 부위를 다쳤다면 일단 골절로 생각하고 응급처치를 한다. 손상 부위는 가능한 건드리지 말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시킬 수 있는 물건을 부목으로 대고 묶어준다. 병원에 갈 때까지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추가적인 손상을 막는 효과가 있다.

야외에서 취사를 하다가 화상을 입는 일도 빈번하다. 피부가 빨갛게 됐다면 1도 화상, 물집이 생겼다면 2도 화상, 화상 부위가 하얗게 되면서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3도 화상으로 볼 수 있다.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상 부위에 있는 시계, 신발, 옷 등을 제거한 뒤 찬물에 10분 정도 담근다. 옷이 화상 부위에 달라붙었을 때는 억지로 떼어내지 말고 병원을 찾는다. 통증이 줄었다면 깨끗한 천으로 화상 부위를 감싸고 병원으로 간다. 상처치료 연고나 소주, 된장을 함부로 바르지 말고 솜은 상처에 달라붙을 수 있으니 사용하지 않는다.

○ 독은 입으로 빨아내지 말아야

야외에서 벌에 쏘이지 않으려면 벌을 유인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화려한 색깔의 옷은 피하고 벌이 접근하면 낮은 자세로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벌에 쏘이면 신용카드 등으로 벌침을 밀어내 빼내고 찬물 찜질로 부기를 가라앉힌 후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른다. 말벌과 같이 침을 남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벌 독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호흡곤란이나 의식장애, 쇼크를 일으킬 수 있다. 벌에 쏘였을 때를 대비해 항히스타민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는 3, 4종의 독사가 있다. 대부분 혈액 독이 주성분이어서 뱀에 물린 즉시 사망하는 경우는 없고 물린 부위를 중심으로 서서히 혈액을 응고시킨다. 물린 후 흥분해 뛰면 더 독이 빨리 퍼지므로 안정시키고 눕혀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린 부위의 5∼10cm 위쪽을 끈, 고무줄, 손수건으로 묶어 독이 퍼지는 것을 막는다. 물린 부위는 심장 아래로 두고 팔을 물렸다면 부어오르면서 조일 수 있으므로 반지나 시계를 제거한다. 상처에 입을 대고 독을 빨아내는 응급처치는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고 입 속의 세균을 통해 감염 우려도 있다. 입 속에 상처가 있던 사람은 독이 퍼질 위험도 있다. 환자는 즉시 병원으로 옮기고 뱀의 종류를 알고 가거나 잡아서 가져가면 도움이 된다.

(도움말=왕순주 한강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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