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kg신생아 ‘無수혈 심장수술’ 첫 성공

  • 입력 2009년 7월 7일 02시 57분


김웅한 서울대병원 교수팀

몸무게 2.8kg인 신생아의 심장을 수혈 없이 수술하는 ‘무(無)수혈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사진)팀은 생후 2주 된 여아의 심장 기형을 6시간에 걸쳐 수혈 없이 수술하는 데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수술 받은 아기는 대동맥 축착증(대동맥이 좁아져서 대동맥과 폐동맥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증상), 심방 중격 결손증(심방을 나누는 막이 없어 동맥·정맥혈이 섞임) 등 여러 가지 심장 기형을 갖고 태어났다. 대동맥 축착증일 경우 대부분 생후 1개월 이내에 수술 받지 않으면 사망할 정도로 위험하다.

심장 기형을 수술하기 위해서는 심장을 일단 멈춰야 한다. 심장이 움직이면 수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장을 멈추게 하는 대신 수술하는 동안 심장기능을 하는 기계를 이용해 아기의 몸 밖으로 혈액을 뽑아낸 후 산소와 혼합해 다시 몸으로 주입하는 ‘체외 순환’이 필요하다. 이때 혈액을 기계로 순환시키는 과정에서 혈액이 희석되면서 빈혈이 생기기 쉽다. 따라서 혈액 희석을 막는 충진액을 사용하고 통상 다른 사람의 피를 섞어 빈혈을 막는다.

이 신생아의 부모는 종교적 신념으로 수혈을 거부했다. 김 교수는 “수혈을 하지 않으려면 혈액이 희석되는 것을 최소화해야 하고 충진액 사용도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번에는 충진액을 120mL만 사용했는데 이는 충진액 최소화를 위한 노력의 결과이자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례를 찾기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종교적 또는 의학적인 이유로 수혈 없이 수술한 사례가 있었지만 체중이 3kg도 안 되는 신생아를 수혈 없이 수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술 받은 아기는 앞으로 일주일 정도 입원해 있다가 퇴원할 예정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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