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급 고려 불화 日 교토 사찰서 발견

  • 입력 2009년 7월 2일 02시 59분


일본 교토 시의 절 묘만사에서 발견된 13세기 말 고려 불화. 궁정화가가 그린 것으로 고려 불화 최전성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일본 교토 시의 절 묘만사에서 발견된 13세기 말 고려 불화. 궁정화가가 그린 것으로 고려 불화 최전성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궁정화가가 그린 ‘미륵대성불경변상도’

단아한 색채와 세밀한 묘사로 예술적 가치가 높은 13세기 말 고려 불화가 일본 교토(京都) 시 묘만사(妙滿寺)에서 발견됐다고 교토국립박물관이 지난달 30일 발표했다. 연대가 확인된 고려 불화 중 세 번째로 오래된 작품이다.

이 불화는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은 미륵여래(부처)가 부모가 있는 궁전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 앞에서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미륵대성불경변상도(彌勒大成佛經變相圖)’로 가로 1.3m, 세로 2.3m의 대작이다. 금가루로 옷의 문양을 세밀하게 그렸으며, 중앙에 앉은 미륵여래의 얼굴과 가슴 부분 윤곽선의 우아한 필치가 특징. 약 100명의 인물이 묘사돼 있다.

박물관 측이 올 2월 사찰 창고를 조사하다 상자 속에 보관된 불화를 발견했다. 불화 아랫부분에는 1294년에 해당하는 ‘지원(至元·원나라 순제·順帝 연호)31년’이라는 제작연대와 화문한(畵文翰)이라는 궁정화원의 이성(李晟)이 그렸다는 사실이 적혀 있다. 궁정화가가 그린 불화로는 가장 오래된 것으로, 교역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와 사찰에 기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화의 발견으로 고려시대 궁전에 그림을 그리는 부서가 따로 있었다는 것도 드러났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고려 불화는 ‘김의인(金義仁)발원오백나한도’(1235∼1236년)이며 그 다음은 ‘아미타여래도’(1286년)다. 모두 일본에 있다. 박물관 측은 “고려 불화 최전성기의 양식을 전해주는 지극히 귀중한 작품으로 보존 상태도 매우 좋다”며 “불교미술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중요 문화재급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이 불화는 10월 10일부터 교토박물관이 개최하는 특별전시회에서 볼 수 있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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