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소재 ‘러프컷’ 창작 세계적 안무가 獨 바우슈 별세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현대무용의 전설로 불리는 독일 안무가 피나 바우슈(사진)가 30일 사망했다고 독일 부퍼탈 무용단 측이 밝혔다. 향년 69세. 바우슈는 최근 암 진단을 받았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1940년 독일 졸링겐에서 태어나 1955∼58년 에센의 폴크방 스쿨에서 무용 교육을 받았으며 1962∼72년 폴크방 발레단 주역 무용수로 활동했다. 1973년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 예술감독 및 안무가로 취임한 이래 줄곧 이 무용단을 이끌었다.

바우슈는 춤 연극 노래 미술의 경계를 허문 탈장르의 양식인 탄츠테아터(Tanztheater·춤연극)로 20세기 현대무용의 흐름을 바꿔놓았다는 평을 들었다. 사랑 두려움 그리움 망각 등 인간의 심오한 감정을 무대 예술로 표현해 내는 무대 철학가로 불렸다. 20세기 초 무대예술은 베케트로 대표되는 부조리극에서 바우슈의 무용으로 이동했다고 일본의 문예평론가 미우라 마사시가 말하기도 했다.

대표작은 1986년 이탈리아 로마를 소재로 한 ‘빅토르’로 시작해 특정 도시와 국가를 소재로 인간의 보편성을 들여다본 ‘도시 연작’ 시리즈이다. 2005년에는 시리즈 13번째로 한국을 소재로 한 ‘러프컷’을 LG아트센터에서 첫선을 보였다. 1979년 동아일보사 초청으로 내한 무대를 펼친 뒤 여러 차례 방한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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