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지난 10년간 미국에 대해 어떻게 해왔나. 김대중 씨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미 의회에서 상하 양원 합동연설을 했을 때 일이다. 배에 실려 바다에 수장되기 직전 미국의 헬리콥터가 나타나 자신을 도왔다며 미국은 생명의 은인이라고 강조하면서 한미관계를 강조했었다.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김 전 대통령을 진심으로 환영했다.
김 전 대통령의 대미정책은 말과는 전혀 달랐다. 햇볕정책에 빠져들어 북한에 보낸 식량이 결국 북한 군부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미 국방부가 증거사진까지 제시했지만 그때마다 햇볕정책을 흔들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했다. 미국은 혹시라도 노벨 평화상 수상을 방해한다는 오해를 받을까봐 더는 언급을 피했다. 노무현 정부는 더욱 심했다. 미국은 노 후보가 두 여중생의 죽음을 반미에 이용해 극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믿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이 늘면서 미국은 이제 필요 없는 존재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미군부대 담을 넘어 탱크 위에 올라 목이 터져라 반미를 외치고 친북 친중을 좇던 10년 동안 일본은 미국에서 눈부신 지역봉사 활동을 펼쳤다. 미국에서는 이제 60년간 피를 나눈 한미 동맹관계에 심각한 금이 갔다는 판단 아래 동맹 선을 일본으로 옮기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항상 13번째 경제대국이라고 한다. 그러면 그런 대국같이 행동할 때가 왔다. 대국은 오랜 동맹국을 이리 바꿨다 저리 바꿨다 하며 배반하지 않는다. 동맹국을 일방적으로 이용만 하지 않는다. 대국은 혼자 잘났다고 하지 않는다. 남이 잘났다고 해준다.
우리는 대국같이 행동할 때가 왔다. 크게 생각(Think Big)할 때가 왔다. 전 세계 선진국과 나란히 세계를 상대로 정치적 투자를 할 때가 왔다. 이 투자는 반드시 되돌아올 것이다. 예를 들면 유엔의 평화유지군 활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미국 일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세계평화 유지에 앞장서야 한다. 전 세계 개발도상국을 위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빈곤 퇴치 운동에도 미국 등 다른 선진국과 함께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양쪽 다 잃기 전에 세계를 상대로 경제대국답게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의 개발원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미국같이 큰돈을 낼 수는 없어도 후진국 원조에 다른 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게 상징적으로 중요하다. 언젠가 반드시 혜택이 돌아온다. 오사마 빈라덴은 전 세계가 증오하는 테러분자다.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을 반드시 잡겠다며 추가로 1만2000명의 병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대한민국도 최전선에 병력을 파견하지 않고도 후방에서 도울 방안을 연구해서 다른 5대 동맹 강국 틈에 끼어야 한다. 그래야 남들이 우리더러 13번째 경제대국답다고 할 것이다.
한국 국회는 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켜 대미무역을 살려야 한다. 국내총생산(GDP)의 87%를 무역에 의존하는데 지금 뭘 하고 있나. 하루빨리 질서를 다잡고 새해에는 북한만 보이는 우물 안에서 빠져나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임을 한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절대 후진국이 아니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