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하고 싶은 게 뭔지만 알아도 ‘즐거운 인생’
더보기

하고 싶은 게 뭔지만 알아도 ‘즐거운 인생’

입력 2007-08-30 03:03수정 2009-09-26 16:18
뉴스듣기프린트
트랜드뉴스 보기

《영화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를 만든 이준익 감독의 신작 ‘즐거운 인생’(9월 13일 개봉)은 간단히 말해 ‘40대 아저씨들이 밴드 하는 얘기’다. 대학 친구인 기영(정진영) 성욱(김윤석) 혁수(김상호)는 같은 밴드 멤버였던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밴드를 재결성한다. 딱 예상대로 흘러가는 얘기지만 남자들이 공감할 만한 현실이 있고 그 돌파구가 음악이라 거기서 느껴지는 흥겨움이 있다. 거기에 죽은 친구의 아들 현준(장근석)을 밴드에 합류시켜 ‘음악을 통한 세대 간의 소통’을 말하려 한다. 이 영화의 주요 정서인 40대 감성을 대변하는 이 감독과 이제 막 스물인 배우 장근석에게 영화와 인생에 대해 물었다.》

# 영화

이 감독의 다섯 번째 영화, 여전히 그의 무기는 ‘인간적임’이다. 장근석에겐 첫 영화다.

▽이준익=돈으로 메워야 할 것을 몸으로 메워 이번에도 경제적으로(28억 원) 찍었다. 이 노동의 근육을 봐라. 소박하고 인간적이라고? ‘오해의 폭을 좁히는 영화’를 지향한다. 오해는 무지에서 온다. 솔직하면 인간적이게 되고 오해가 풀린다. ‘왕의 남자’도 결국 왕이나 광대나 똑같다는 얘기다.

▽장근석=한 번도 제가 배우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요. 그냥 연예인이었죠. 그래서 방황도 했는데, 영화 찍으면서 선배님들의 모습이 내가 지향하는 배우의 모습인 걸 알았어요.

# 중년

영화 속 기영은 은행에서 해고당했고 성욱은 퀵서비스와 대리운전으로 아들 학원비를 번다. 혁수는 기러기 아빠다.

▽이=한국의 40대 남자들, 측은하다. 인생이 긴장의 연속이다. 물론 여자들은 말하겠지. “남자만 그래?” 맞다. 하지만 그냥 한 번 “너희 고생 많다”고 인정해 주고 격려하자는 거지. 중년들에게 ‘철들지 말자’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장=중년의 선배님들과 세대 차이를 걱정했지만 그렇지 않았어요(옆에 있던 이 감독은 “근석이는 애늙은이고 우리는 아이들 같아서 그렇다”고 설명해 줬다). 그렇지만 중년? 와 닿지는 않아요. 결혼도 아직 판타지 같은걸요.

# 음악

‘록은 죽었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로커는 모든 남자의 로망이다. 영화에서 40대 남자들의 비루한 일상을 구원한 것은 록이다.

▽이=록은 저항과 자유를 의미하고, 로커가 돼서 무대에 서면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선 것 같은 기분이다. 열광하는 관객들은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고. 록은 서양음악이지만 우리 놀이문화, 특히 마당놀이와 닮았다. 그 핵심은 무대와 관객이 ‘함께한다’는 거다.

▽장=전 ‘H.O.T.’나 ‘god’ 듣고 자란 세대죠. 근데 마지막 콘서트 장면 찍으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했던 희열에 촬영이 끝나고도 무대에서 내려오지를 못했어요. ‘이 맛에 공연 끝나고 2000원짜리 국밥 먹으면서도 록을 하는구나’ 했죠.

# 꿈

“하고 싶은 거 있으면 하고 살아, 애들이 다야?”(영화 속 성욱이 아내에게)

▽이=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순 없지만 현실을 개선할 수는 있다. 한국의 40대가 매진하는 대상은 오직 자녀다. 이젠 아이들을 해방시켜 줘야 할 때다. 공부로 성공하는 애는 10%도 안 된다. 난 고등학교 때 반에서 58등 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알면 즐거운 인생이다. 우리는 하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선 박사지만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른다.

▽장=즐거운 인생? 저는 지금 행복해요. 여기에 만족하지는 않을 거지만.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주요뉴스

1/3이전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