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 허물은 덮고 이명박 검증 ‘굿판’ 벌이려는 신당

  • 입력 2007년 8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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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석 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어제 “9월 열리는 정기국회 때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검증을 통해 신당의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검증을 통해 어떻게 민주신당의 포지티브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것인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후보가 지도자가 되면 나라가 불안해지기 때문에 국감을 통해 이 후보를 검증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인 한반도대운하 검증특위까지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이목희 민주신당 국민경선관리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우리 예비후보들이 이 후보의 부동산 의혹처럼 치명적 결격사항이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며 민주신당 예비후보들에 대한 검증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 민주신당 경선 일정에는 한나라당이 했던 것과 같은 검증청문회는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제 허물은 가리면서도 부끄러워 할 줄 모른다.

민주신당 등 범여권 인사들은 지난 몇 개월 동안 한나라당 경선에 개입해 온갖 악담을 늘어놓고 확인되지 않은 자료들을 쏟아 냈다. 불법 취득한 공문서까지 이용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이제는 국정을 감시하고 논의해야 할 국민대표기관인 국회까지 끌어들여 야당 후보 검증의 굿판을 벌이려 한다.

말인즉 ‘검증’이지만 국회에서의 면책특권을 이용해 무차별적 의혹 공세를 펴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5년 전 이회창 후보를 쓰러뜨린 흑색선전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 보겠다는 속셈이 아닌가. 검증을 하려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면책특권의 보호막이 없는 국회 밖에서 정정당당하게 해야 한다.

더구나 이번 정기국회는 사실상 이 정권 임기 중의 마지막 회기이다. 임기 말에 처리해야 할 국정 현안도 많고 예산 심의와 국정감사도 있다. 중요한 국사를 제쳐 두고 다른 당 후보를 상대로 ‘검증 쇼’나 벌인다면 직무유기와 다름없다.

민주신당 사람들은 예비경선과 본(本)경선을 위한 선거인단 모집에 온갖 탈법과 불법을 일삼고도 태연하다. 얼마나 의혹이 많기에 선거인단 검증부터 해야 한다는 소리가 내부에서 나오겠는가. ‘민주’니 ‘개혁’이니 하는 말을 외칠 자격이 이들에게 있는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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