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가 사냥꾼이냐"

  • 입력 2007년 8월 23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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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공수부대 동원, 멧돼지 소탕'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전 장관은 21일 기자 간담회에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첫눈이 오는 날 공수부대를 동원, 멧돼지를 잡게 할 것"이라며 "포획량의 10%는 부대에 넘기고 나머지는 도축해 양로원에 주거나 팔면 된다"고 말했다.

멧돼지들이 민가로 내려와 주민들을 공격하는 피해사례를 막기 위해 공수부대(특전부대)를 동원해 소탕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것이다.

유 전 장관의 이런 발언이 알려지자 특전동지회(회장 이충석) 회원들은 23일 성명서를 내고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전동지회는 성명서를 통해 "공수부대원의 애국 충정을 한낱 멧돼지나 잡는 사냥꾼의 임무수행으로 비하하고 모독한 망언"이라며 "현역 장병과 특전동지회원들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 행위로써 즉각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특전동지회는 "27만 회원들은 유 전 장관의 망언에 대해 엄중 경고하고 공개사과하지 않을 때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그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전동지회 박용성 사무총장은 "특전사를 개인 사병인양 사냥꾼화시켜 사기를 저하하는 발언"이라며 "유 전 장관의 개인 사무실 항의방문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과 특전사를 이간질시켜 적대감을 고취하려는 발언"이라며 "가만 두지 않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특전사 관계자들도 유 전 장관의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최정예부대인 특전부대요원들이 멧돼지나 잡는 것이 임무인 줄 아느냐"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특전부대의 진압과정을 다룬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경기도 이천시민들이 특전사 이전을 반대하는 등 특전사의 사기가 요즘 말이 아닌 것 같다"며 "유 전 장관의 발언은 본인 의중과 무관하게 특전부대원들의 감정을 상하게 할만 하다"고 말했다.

사이버상에서도 유 전 장관의 발언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omnimusik'란 ID의 한 네티즌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게 군인의 의무가 아니냐"라며 유 전 장관의 발언을 옹호한 반면 'lisajs'란 ID의 네티즌은 "동네 사냥꾼만 모여도 잡을 수 있는 멧돼지를 군대 동원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군대를 모독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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