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나라당 대통령선거 후보로 이틀째 일정을 맞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제 테니스나 한 번 쳐야겠다”고 홀가분하게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큰일이 끝나도 달라지는 게 없다. 과거에 많은 일을 겪어서 그런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를 찾아갈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 쪽에서는 당장 찾아갈 수 있겠지만 그건 남을 배려하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적 제스처가 아니라 나는 (박 대표와의 화합에) 진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자신의 저서인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를 일본어로 번역해 출간한 야라 도모다케(屋良朝建) 후지TV 프로듀서를 만나 “기업 규제를 없애고, 노사관계를 건전하게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국민이 (내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서울 명동성당으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했다. 전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이용규 목사,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지도자를 예방한 데 이은 종교계 지도자와의 연쇄 만남의 일환이었다.
이 후보는 먼저 북한 수해 문제를 꺼내 “(북한은) 치산치수(治山治水)가 제대로 안된 것 같다”며 “통일이 돼도 그것은 큰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치산치수 효과가 크다’고 강조하는 자신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염두에 둔 듯했다.
이에 정 추기경은 “(나무가 있어야 수해도 막듯) 경제도 기초가 있어야 발전하는데 요즘 기초가 무너져 힘들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그런 것이 큰 부담”이라고 화답했다.
정 추기경이 황우석 사태를 회고하며 “생명보다 경제를 먼저 생각한 사건”이라고 말하자 이 후보는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 경기도 등에서 황 교수를 지원했는데, 저는 서울대와 성체 줄기세포 제대혈 은행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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