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후보 현충원 참배로 첫 행보…"나라경제 살리겠다"

  • 입력 2007년 8월 21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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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21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첫 발을 내디뎠다.

전날 전당대회 직후 서울 여의도 캠프 해단식을 마치고 비교적 이른 시간에 가회동 자택으로 귀가해 모처럼만의 `달콤한' 휴식을 취한 이 전 시장은 공식후보로서의 첫날을 오전 8시 동작동 국립현충원 참배로 시작했다.

전날 승리의 감격이 가시지 않은 듯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현충원을 찾은 이 후보를 가장 먼저 맞은 사람들은 강재섭 대표를 위시한 당 지도부. 경선후보가 아닌 당 대선후보로서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이밖에 김덕룡 캠프 공동 경선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이른바 친이(親李)계 의원 40여 명이 승용차 앞에 일제히 '도열'해 이 후보를 맞았고 정책자문단과 캠프 측근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경선 후보로는 유일하게 원희룡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고, 박근혜 전 대표 캠프 의원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 후보는 현충원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분향한 뒤 방명록에 '국민의 뜻 받들어 나라경제 살리겠습니다'라는 다짐의 문구를 썼다.

그는 첫 행사를 마친 뒤 승용차를 타면서 '후보로 첫날을 맞은 소감을 말해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진지한 표정으로 "(현충원에서) 조상님들께 굳은 각오를 말씀드렸으니 잘 될 것이다. 나라도 잘되고…"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측근 의원들과 함께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했다.

평소 지방출장길에도 아무 휴게소에나 들러 거리낌없이 식사하는 서민적인 모습을 자주 보여주던 그는 이날도 현충원에서 갑작스레 의원들에게 "여의도 설렁탕집에서 밥이나 먹지"라고 즉석 제안, 예정에 없던 `조찬모임'을 성사시켰다.

그는 식당에 있던 TV에서 전날 전당대회 모습이 나오자 관심있게 지켜봤으며, 같은 고향(경북 포항)의 이병석 의원이 재경포항향우회장의 선물이라며 선물한 서예글을 받으면서 환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여기에는 `하늘이 주신 밝은 덕과 넓은 사랑으로 국가를 경영해서 국민을 구제하라'는 뜻의 `명덕박애경국제민(明德博愛經國濟民)'이라는 글귀가 담겨있었다.

이 후보는 식사 후 국회로 향하면서 `여권이 검증은 이제부터라고 말했다'는 일부 기자들의 전언에 "어리석은 말"이라고 일축했으며, 한나라당내 반대측에 대해서는 "100% 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한 지인을 만났는데 경선에서 2000여 표의 근소한 차이로 이긴다고 하더라. 그대로 적중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본선에 대한 꿈은 못 들었느냐"는 질문에는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한때 이 후보가 박 전 대표의 캠프 사무실을 찾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으나 한 측근은 "오늘 찾는 것은 오히려 예의가 아니지 않느냐"면서 부인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조계사를 찾아 지관 총무원장을 면담한 뒤 한국기독교총연맹도 방문하는 등 종교계 인사들에게 그동안 도와준 데 대한 사의를 전하고 앞으로도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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