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부실-‘엔 캐리 트레이드’ 충격 코스피 125P 사상최대 폭락

  • 입력 2007년 8월 17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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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규모로 폭락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여직원이 주가 그래프를 지켜보다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고 있다. 이훈구 기자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규모로 폭락한 1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여직원이 주가 그래프를 지켜보다 괴로운 듯 머리를 감싸고 있다. 이훈구 기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충격이 확산되면서 16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대 규모로 폭락하는 등 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국제 신용경색 우려와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 자금을 빌려 다른 나라에 투자해 금리 차익을 챙기는 거래) 청산 움직임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에 투자한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원-달러 및 원-엔 환율은 급등(원화 가치 급락)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직전 거래일인 14일보다 125.91포인트(6.93%) 폭락한 1,691.98로 거래를 끝내 1,700 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77.85포인트(10.15%) 빠진 689.07이었다.

코스피지수 하락폭은 종전 최고 기록인 2000년 4월 17일(93.17포인트 하락)을 훨씬 웃돌았다.

이날 하루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은 72조 원 줄었으며 코스피지수 2,000을 돌파한 지난달 25일 이후 170조 원 감소했다.

‘팔자’ 주문이 급증하면서 코스닥시장에서는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돼 거래가 일시 중단됐으며 코스피시장에서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또 전날 연중 최저치로 떨어진 일본 닛케이평균주가가 이날도 327.12엔(1.99%) 하락한 16,148.49엔으로 거래를 마치는 등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각국 주가가 급락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17일 0시 30분에 끝난 영국 런던증시의 16일 FTSE지수가 250.40포인트(4.1%) 폭락한 것을 비롯해 유럽 각국에서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글로벌 주가 급락을 촉발한 미국 뉴욕증시 역시 장중 한때 30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가 폐장을 두 시간 앞둔 16일 오후 2시(한국 시간 17일 오전 3시) 현재 다우존스산업지수가 192.74포인트(1.50%) 하락한 12,688.73, 나스닥지수가 38.92포인트(1.58%) 하락한 2,419.91이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5일 미국 최대 모기지업체인 컨트리와이드에 대한 투자의견 강등 등 신용경색 우려감으로 주가가 떨어진 데 이어 이날도 약세가 이어지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70억 달러를 추가 투입했다.

한편 16일 원-달러 환율은 14일보다 13.8원 급등한 달러당 946.3원, 원-엔 환율은 23.31원 오른 100엔당 814.4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금융시장 불안은 국제유가 상승세와 겹치면서 하반기 한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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