非한나라 선거인단 '역선택' 변수될까

  • 입력 2007년 8월 13일 1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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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할 일반국민 선거인단 가운데 '반(反) 한나라당' 세력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선택이 경선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받고 있다.

전체 선거인단의 8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 한나라당 지지 여부와 무관하게 선정됨에 따라 경선이 예상외로 박빙 승부가 될 경우 이들의 '역선택'이 승패를 가를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와 '기대'가 나오고 있는 것.

문제의 발단은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뽑는 경선에 한나라당과 무관한 유권자가 참여한다는 점이다.

이번 경선에서 일반 여론조사와 일반국민 선거인단의 경우 당 지지자가 아니더라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어 심지어는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노동당 당원도 한나라당 대선후보 선출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

실제로 전국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범여권 지지자, 심지어 민노당원들이 선거인단에 다수 포함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에서 이들을 상대로 지지를 호소하는 '기현상'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들 '반 한나라당' 세력이 본선을 염두에 두고 '경쟁력이 약한'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지는 '역선택'을 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실제 지지도와 경선 결과가 달리 나오는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에 '빅2' 캠프는 주목하고 있다.

특히 투표율에 따라 '빅2'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표심이 무시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영향력이 이번 경선의 판세를 뒤엎을 정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전 시장을 지지하는 한 수도권 당협위원장은 "일반국민 선거인단 가운데 비(非) 한나라당 지지자의 비율이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그러나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얼떨결에 선거인단에 포함돼 이번 경선에 관심조차 없는 사람들이어서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남지역의 한 당협위원장도 "고의적으로 역선택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투표장에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영남지역의 한 초선의원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가 미세한 지역에서는 이들의 역선택에 의해 지지도 우열이 뒤집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양 진영은 이들의 '역선택'이 누구를 향할 것이냐를 두고도 서로 다른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 전 시장 캠프 핵심관계자는 "결국 본선 경쟁력이 약한 후보를 선호할 것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에게 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럴 경우 판세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지만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최근 범여권의 한 후보가 "처음엔 이 전 시장이 더 어려운 상대인 것으로 봤는데 지금 보니 박 전 대표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는 점을 들며 "역선택으로 인해 이 전 시장에게 표가 몰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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