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 ‘신체적 폭력’ 여학생은 ‘왕따’ 많아

  • 입력 2007년 8월 1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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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생과 여학생이 경험하는 학교 폭력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김재엽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서울 소재 4개 중고교 남녀 학생 581명을 대상으로 학교 폭력 실태를 조사한 결과 34.9%의 학생이 1년 동안 1번 이상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물리적 폭력을 많이 경험한 반면 여학생은 집단따돌림 등 ‘관계적 폭력’을 주로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는 응답자에게 지난 1년 동안 신체 폭행, 물건 갈취, 위협·협박, 욕설·폭언, 괴롭힘, 집단따돌림 등 6개 학교폭력 유형을 1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해 설문 조사를 벌였다.

남학생과 여학생이 공통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는 폭력은 욕설과 폭언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49.3%, 여학생은 55.3%가 ‘1년 동안 1번 이상 시달린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여학생의 경우 두 번째로 많이 시달리는 폭력은 흔히 ‘왕따’로 불리는 집단따돌림으로 43.8%의 응답자가 경험했다고 답했다. 반면 남학생은 집단 따돌림이 21.1%로 6개 폭력 유형 중 가장 낮았다.

신체적 폭행은 여학생(4.2%)이 경험한 폭력 중 가장 낮은 빈도를 보인 반면 남학생(38.8%) 중에는 4위에 올랐다.

김 교수는 논문에서 “남학생은 신체적 위협이, 여학생은 인간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청소년 상담 시 성별에 따른 피해 유형의 차이를 신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붕년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 정신과 교수는 “학교 폭력에 노출된 학생은 짜증, 집중력 저하로 인한 성적 하락, 우울·불안, 등교 거부 같은 증세를 보인다”면서 “부모는 섣불리 다그치기보다 자녀의 교우관계와 사회성 전반에 대해 관찰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학교 폭력 경험 유형별 비율 (단위: %)
남학생폭력 유형여학생
38.8신체 폭행4.2
36.2물건갈취12.5
39.5위협·협박37.5
49.3욕설·폭언55.3
44.7괴롭힘29.2
21.2집단따돌림43.8

서울 소재 중고교 남녀학생 581명이 지난 1년 동안 1번 이상 학교 폭력을 경험한 비율. 복수 응답 가능. 자료: 한국가족복지학 제19호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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