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북측은 이 훈련의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북은 어제 판문점에서 미군 측에 전달한 군(軍) 명의의 성명에서 “대규모 전쟁연습과 무력증강 행위를 중지하지 않는다면 대응 타격수단을 완비…” 운운하며 협박했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때에 비춰 봐도 북은 이번에도 훈련 중단을 거세게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4년 북핵 동결을 위한 제네바합의 때는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의 중단을 요구해 관철한 바 있다.
UFL 연습은 북의 전면 남침에 대비해 1975년부터 매년 실시한 방어훈련이다. 선제공격 훈련이 아님은 32차례에 걸친 훈련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났다. 북측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북측이 이 훈련의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한미군사동맹 관계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2012년의 한미연합사 해체 및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와 주한미군 병력 및 역할 축소를 앞두고 국민의 안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마당에 UFL 연습마저 중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북이 훈련 중단 요구를 계속 밀어붙일 경우 간신히 정상회담 기회를 마련한 정부로서는 양보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한미군사동맹 관계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차질 없는 연합훈련의 진행은 동맹국에 대한 신의(信義)의 문제이다. 국군과 주한미군 해외증원 미군 등 1만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훈련의 계획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만에 하나 북의 요구에 밀려 훈련 계획을 변경한다면 군사동맹을 해치고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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