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대학 졸업생 맞나요?”… 대학에 ‘학력 검증’ 바람

  • 입력 2007년 8월 10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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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학원 선생님부터 배우자 ‘과거’까지

대학 학적관리부에 학력 조회 전화 폭주

“과외 선생님이 명문대 출신이라는데 진짜 졸업했는지 확인해 줄 수 없나요?”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에 이어 영어강사 이지영 씨, 건축디자이너인 이창하 김천과학대 교수, 동숭아트센터 대표인 김옥랑 단국대 교수 등 유명 인사들의 허위 학력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각 대학에는 학력을 확인하려는 문의전화가 줄을 잇는 등 ‘학력 검증’ 바람이 불고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과 대학들이 취업 시즌과 대학원 진학 시점 무렵에 해당 대학에 졸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학력 조회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검경과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원 강사들에 대한 학력을 검증하면서 일반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원 강사와 개인과외 교사의 학력을 알아보는 전화가 늘고 있다.

또 학력 검증 바람이 불면서 배우자나 사업 파트너의 학력을 알아보는 등 개인 관계에서도 학력을 확인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것.

연세대 학적관리부 관계자는 “개인이 학력 조회를 의뢰하는 전화가 하루 평균 10통이 넘는데 학원 강사나 과외교사의 학력을 검증하려는 학부모의 전화가 대부분”이라며 “학적관리부 6명이 근무하기 때문에 하루 50통 이상은 학력 조회 전화를 받는 셈”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학사과 김기철 사무관은 “허위 학력이 사회적 문제가 된 뒤 학력을 조회하려는 전화가 많아졌다”며 “그러나 기관에서 공식 요청하는 것 이외에 개인 차원의 학력 조회 의뢰에는 절대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도 “보통 이맘때는 학력 조회 요청이 거의 없었다”며 “최근 수사기관이나 교육청의 공식적인 학력 조회와 개인 의뢰를 합해 두 달간 200건이 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력 조회 대상자의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제시해도 개인 차원의 문의는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조회 대상자의 졸업증명서나 성적증명서를 갖고 있으면 증명서의 허위 여부는 확인해 주고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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