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박정희도 대운하 검토", 朴 "서울시장 때 분식회계"

  • 입력 2007년 8월 9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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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원희룡 홍준표 의원 등 경선후보 4인은 9일 오후 서울 상암동 YTN DMB스튜디오에서 2차 TV토론회를 갖고 집권비전과 정책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빅2'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한반도 대운하 공약과 서울시 부채 증감을 둘러싼 분식회계 논란 등을 놓고 질문-답변-반박-재반박의 날선 설전을 이어갔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와 관련해 "박 전 대표는 지난번 토론회 때 '아버지가 대운하를 검토했다가 폐기했다'고 했는데 실은 본격적으로 운하를 검토했으나 불행한 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해 중단된 것"이면서 "몰라서 대답을 그렇게 한 것이냐, 아니면 분위기가 격렬해 그랬던 것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박 전 대표는 "총리를 지낸 분이나 관계자들로부터 폐기한 조치라는 증언을 분명히 들었다. 확인을 다시 해보겠다"고 답변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대운하 공약을 10년이나 연구했다는데 상수원 오염이 없다고 하다가 이중수로를 도입하겠다고 하고, 물류혁명을 얘기하다가 갑자기 '관광운하'로 바뀌는 등 말이 바뀌는데 아예 철회할 생각이 없느냐"고 역공했다.

이 전 시장은 "경부고속도로도 확정한 다음에 계획을 수백 번이나 바꿨다. 어떤 프로젝트든 집행단계까지 설계를 변경한다"면서 "검토단계에서는 바뀌는 게 당연하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일축했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를 계속 추진할 것이냐는 박 전 대표의 거듭된 질문에 "지금은 끝까지 하겠다고 말할 자리도 아니고 권한도 없다. 민자사업이라는 것을 알아 달라"고 답했고, 박 전 대표는 "최대 공약인데 될지 안될지 모른다는 것은…"이라며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어 박 전 대표는 "서울시장 재직 시절 부채를 3조 원 줄였다고 했는데 SH공사의 부채 증가분 6조5000억 원은 누락시켰다"면서 "기업으로 보면 분식회계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어떻게 국가부채를 줄일 것이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행정에는 분식회계 용어를 쓸 수 없다. 기업경영 경험이 없고 회계처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다"면서 "SH공사는 집을 짓지 않으면 부채가 제로가 되고 많이 지으면 정부의 건설기금을 써 부채도 늘어난다. 자산가치가 늘어난 것을 보지 않아서 그런데 기법상 부채가 줄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이 전 시장은 "2002년 탈당을 했는데 이회창 후보가 두 번째 도전하는 중요한 시기에 계속 있었으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자신의 지적에 대해 박 전 대표가 "당 개혁을 요구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해명하자 "부총재(당시 직책)는 민주적 당 운영을 관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이밖에 박 전 대표는 BBK 금융사기 사건과 관련해 "(연루의혹을 부인하는 것은) 동업자가 주가조작과 외화유출을 하는 동안 몰랐다는 얘기가 된다. 이 전 시장의 경영능력에 회의적 시각이 있다"고 비판했고, 이 전 시장은 "BBK와 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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