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6!본즈, 마침내 제왕이 되다…사흘만에 홈런포 신기록 위업

  • 입력 2007년 8월 9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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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 가는 길(Road to History) 756!’

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AT&T파크 전광판에 이 글귀가 환히 밝혀졌다.

평소 무뚝뚝하기로 유명한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였지만 이 순간만큼은 흐르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본즈는 감정이 격해져 울먹이는 목소리로 “아버지에게, 모든 사람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대기록의 희생양이 된 워싱턴 투수 마이크 배식(30)은 잠시 침통한 표정이었지만 본즈가 베이스를 돌 때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했다.

본즈가 메이저리그 홈런 역사를 바꿨다. 본즈는 이날 워싱턴과의 홈경기에서 4-4로 맞선 5회 1사 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배식의 7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피츠버그에 입단한 1986년 6월 5일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크레이그 맥머트리를 상대로 첫 홈런을 뽑아낸 지 21년 2개월 3일 만의 756호 홈런. 행크 에런(73)이 1954년부터 1976년까지 기록한 통산 755홈런을 넘어서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약물 복용 의혹 속에 본즈의 홈런 기록을 인정할 수 없다던 에런은 전광판을 통해서 신기록 달성을 축하했다. 에런은 “나는 홈런 기록을 31년이나 보유하는 특권을 누렸다. 이제 배리와 그의 가족들에게 이 역사적인 업적이 넘어갔다. 그의 기록이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본즈가 에런의 전설을 넘어 왕(King)이 됐다”고 썼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홈런을 포함해 3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을 기록한 본즈의 맹타에도 홈런 3방으로 맞선 워싱턴에 6-8로 졌다.

본즈에게 홈런을 허용한 배식은 본즈와 같은 부자(父子) 선수로 그의 아버지 마이크 배식(55)은 1976년 8월 23일 756호 홈런에 도전하던 밀워키의 에런과 두 번 상대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당시 배식(텍사스)은 4회에 마운드에 올라 에런을 상대로 뜬공과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그는 1979년 미네소타 시절 본즈의 아버지 보비 본즈(뉴욕 자이언츠)와도 맞붙어 안타 1개를 내준 적이 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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