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투수 부진 땐 우리가 있다… 불펜의 힘!

  • 입력 2007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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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게 ‘KO’… ‘훈훈’하게 마침표…

삼성과 두산은 팀 컬러가 가장 대조적인 팀이다.

‘지키는 야구’를 추구하는 삼성은 팀 내 최고 투수가 선발 에이스가 아닌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다. 그 다음은 시속 150km의 직구를 자랑하는 왼손 중간 계투 권혁이다.

선동렬 감독이 선발진보다 권혁-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불펜의 ‘KO(권혁과 오승환의 영문 이니셜 첫 자 합성어)투’에 힘을 싣는 것은 이들이 삼성의 승리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6일 현재 4구원승 27세이브(1위), 권혁은 6구원승 17홀드(2위)를 올렸다. 이들이 함께 또는 따로 출전해 구원승이나 홀드, 세이브를 거둔 경기는 팀의 47승 가운데 83%인 39승에 이른다.

반면 두산은 원투펀치가 선발 투수인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이다. 둘은 두산의 50승 가운데 23승을 합작해 김경문 감독의 ‘공격 야구’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이런 두산도 아킬레스힘줄은 있다. 시즌의 75%를 소화했지만 나머지 선발투수가 올린 승수는 여태 7승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원투 펀치가 나오지 않는 경기에선 중간계투 임태훈과 마무리 정재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선발진 강화를 위해 지난달 마무리 정재훈을 선발로 깜짝 기용했다가 팀이 4연패에 빠지자 “내 생각이 짧았다”며 원상 복귀시키기도 했다.

임태훈은 7구원승 12홀드(9위), 정재훈은 3구원승 20세이브(4위)를 기록 중이다. 이들 ‘훈훈투’가 책임진 승수는 팀의 50승 가운데 32승(64%)이다.

결국 삼성과 두산은 팀 컬러는 다르지만 필승 방정식은 불펜으로 같은 셈이다. 이는 두 팀뿐만 아니라 상위권 팀에 하나같이 적용된다.

선두 SK는 김성근 감독의 ‘벌떼 마운드’ 전략으로 승수를 챙기고 있다. 중간계투 윤길현 정우람 조웅천이 각각 14홀드(공동 4위)를 올렸고 마무리 정대현이 22세이브(3위)로 뒤를 받치고 있다.

‘관리 야구’의 LG 김재박 감독은 류택현(20홀드)과 김민기(15홀드), 마무리 우규민(24세이브)을 투입해 부실한 선발진을 메우며 5할 승률을 지키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되던 한화는 마무리 구대성의 부진이 아쉽다. 구대성은 29경기에 출전해 1구원승 17세이브를 올렸지만 나머지 11경기에서 4패를 기록했다.

2007 프로야구 상위권 팀 필승 계투조 성적 6일 현재.
성적중간계투마무리
SK53승 36패 5무(1위)윤길현 정우람 조웅천 각각 14홀드정대현 22세이브
두산50승 42패 2무(2위)임태훈 12홀드정재훈 20세이브
삼성47승 43패 3무(3위)권혁 17홀드오승환 27세이브(1위)
한화45승 42패 2무(4위)안영명 13홀드구대성 17세이브
LG43승 43패 5무(5위)류택현 20홀드(1위), 김민기 15홀드우규민 24세이브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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