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합민주신당 창당

  • 입력 2007년 8월 6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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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정파 들어오도록 합시다”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대회에서 오충일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모든 정파 들어오도록 합시다”
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창당대회에서 오충일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범여권 ‘제3지대 신당’인 대통합민주신당(민주신당) 창당대회가 열린 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에는 지지자 6000여 명이 참석해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이해찬,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6명은 이날 행사에 불참했다. 중도통합민주당(민주당) 소속 인사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단 ‘반쪽 통합’으로 출발한 민주신당이 대통합을 이루기 위한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 주는 사례다.》

민주당 합류 기약못한 ‘반쪽 통합’

▽‘대통합’까지 첩첩산중=당장 발등의 불은 민주당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민주신당=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비판을 잠재우는 것이 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독자노선’ 고수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 가고 있다.

민주신당 측은 “대세가 신당으로 기울었기 때문에 민주당은 고사할 것”이라고 했지만 대선주자인 조순형 의원이 범여권 지지율 2, 3위를 고수하는 한 민주당이 스스로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신당이 이날 일단 열린우리당과 ‘당 대 당’ 방식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결의한 배경에는 이런 어려움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촬영: 이종승 기자

민주신당 대표가 이날 대회 직전에 가까스로 결정됐다는 점에서 앞으로 당직 인선 등에서 정파 간 지분 다툼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대표 인선을 놓고 시민사회 진영이 오충일 대표 단일체제를 고수하는 바람에 정대철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공동대표직을 막판에 철회했다. 하지만 신당 일각에서는 “오 대표는 결국 얼굴마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대선주자 주도권 경쟁 심화=이날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 등 대선주자들은 축사를 통해 유세전을 벌였다. 이들은 손 전 지사의 ‘광주 정신’ 발언을 놓고 다시 한 번 설전을 펼쳤다.

손 전 지사는 “광주 정신은 우리의 영원한 민족정신이며 정신적인 바탕”이라며 “과거에 묶이지 않은, 미래를 향한 새로운 정치에 대통합민주신당이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그러나 정 전 의장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보며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광주는 덮어야 하는 과거가 아니라 진행돼야 하는 현재”라며 손 전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천 전 장관도 “당원 동지 여러분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 우리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후보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며 손 전 지사를 겨냥했다.

▽신당 “모든 정파에 문호 개방”…민주당 ‘싸늘’=이날 오 대표는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민주신당의 원칙은 대도무문(大道無門)”이라며 “대통합을 위해선 민주당이나 열린우리당 가릴 것 없이 모든 정파가 들어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미래창조연대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식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합당은 없다”고 말한 데 대해 “당시엔 시민사회가 ‘열린우리당 2중대’라는 오해를 받을까 봐 그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이날 불참한 열린우리당 대선주자 6명을 의식해 열린우리당에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하긴 했지만, 민주당을 외면할 수는 없는 신당의 딜레마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이 빠진 한 백번 간판을 달아봐야 ‘도로 열린우리당’에 불과하다”며 “정통성도, 뿌리도 없는 대선용 임시 정당이 대선 승리를 꿈꾸는 것은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열린우리당 서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열린우리당을 포함한 기존 정치세력이 모두 합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민주세력의 재집권을 바라는 모든 세력이 온전히 하나가 될 때에만 비로소 대통합민주신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오충일 대표는

재야운동 경력 목사

현실 참여형 목사인 오충일(67) 신임대표는 황해도 봉산에서 태어나 1975년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재야민주화운동에 나섰다.

1987년에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아 6월 민주항쟁에 참여했고 1990년대에는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총회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공동대표, 노동일보 회장 등을 지냈다.

그는 현 정부 출범 이후 2004년 11월부터 올해 정계 입문 직전까지는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등의 재조사를 지휘했다. 또 비슷한 시기에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이사장으로도 일했다.


촬영: 이종승 기자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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