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중앙일보에 프레스센터 '출입금지'

  • 입력 2007년 5월 30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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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기자실 통폐합 방침과 남북회담 프레스센터 운영을 연결시켜 문제를 제기한 보도를 놓고 해당 언론사의 프레스센터 출입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는 30일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의 프레스센터 운영을 통해 정부가 이중적태도를 보였다는 취지의 중앙일보 보도와 관련, "(중앙일보에) 프레스센터에서 일체의 편의 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뒤 프레스센터 책상에 비치됐던 중앙일보명패를 치웠다.

중앙일보는 이날 `필요할 땐 써먹고 불리할 땐 없앤다?' 제하의 기사에서 "정부가 필요로 하는 홍보에는 기자단과 기자실을 적극 활용하려 하면서 불리하다고 판단할 때에는 폐지 대상으로 몰아붙이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있다"고 주장했다.

이 프레스센터는 회담장인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 29일 설치된 것으로, 통일부는 그동안 남쪽에서 장관급회담이 열리면 회담장에, 북측에서 열리는 회담 때는 남북회담본부에 기자실을 임시로 열어 취재편의를 제공해왔다.

통일부는 이번에도 사전에 취재를 신청한 언론사에 대해선 내외신을 불문하고 명패가 설치된 좌석을 마련했다.

중앙일보는 기사에서 매체별 명패에 대해 "국정홍보처가 기자실 `폐단'의 핵심으로 내세워온 지정좌석제를 유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또 정부가 남북장관급회담의 전체회의 등 주요 회담일정의 취재를 상주 기자단에 일임한 사실을 적시하면서 "기자실을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담합을 하는 공간'으로 폄하한 정부가 남북행사 취재에는 기자단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부 김남식 대변인은 이에 대해 프레스센터에서 공식 발언을 통해 "프레스센터 개설은 장관급회담 취재를 위한 편의제공으로,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과 관련된 기자실 통폐합 문제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개설에 대해 `이중적'이라며 왜곡 보도한 것은 아주 유감스런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남북회담과 같은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취재 지원은 정부가 계속해 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편의 제공은 계속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청와대나 국정홍보처와 상의한 결정이냐는 질문에 "통일부 차원에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번 방침은 이날 아침 이재정 통일부 장관 주재의 간부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일보 측은 이에 대해 "프레스센터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기 보다는 남북회담 등 특수한 상황에서 기자단.기자실 운영이 필요한데 국정홍보처의 `언론 선진화 방안'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지적한 기사"라는 입장을 통일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취재 편의를 위해 제공한 프레스센터 설치를 이중적이라고 비판한 매체에까지 편의를 제공할 필요는 없다"면서 "출입금지 조치는 철회할 수 없으며 언론중재위 제소나 정정보도 청구 등은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이에 성명을 내고 "통일부의 대응 방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해당기사의 시각과 무관하게 통일부가 반론보도 청구 등 상식적인절차없이 중앙일보에 대한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 프레스센터 출입금지를 포함한 일체의 취재편의 제공을 하지않겠다고 통보, 사실상 취재제한 조치를 내린데 대해 우려의 뜻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출입기자들은 이 같은 사례의 재발방지를 통일부에 강력히 요청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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