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다 식중독이 온다… 균에 따라 다른 증상 대처법

  • 입력 2007년 5월 28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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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올라가면서 균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들이 서울의 한 고교에서 급식위생을 점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기온이 올라가면서 균 감염으로 인한 식중독 사고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시교육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들이 서울의 한 고교에서 급식위생을 점검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식중독의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학교, 청소년수련원, 어린이집 등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 잇따라 집단 식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더위가 여느 해보다 빨리 찾아왔고 길어질 것이라는 소식에 식품의약품안전청과 질병관리본부는 ‘여름철 식중독주의보’까지 발령했다. 바이러스와 세균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이들이 상한 음식에 붙어 번식하면서 만들어진 독소 때문에 구토, 설사, 두통, 어지러움증이 생긴다. 세균이 직접 몸에 들어와 식중독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에 따라 증상과 대처법 다양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균에는 포도상구균, O-157 대장균, 비브리오, 노로바이러스 등이 있다.

오랫동안 보관된 음식을 먹은 뒤 2∼4시간이 지나서 심한 구토, 어지러움, 두통을 호소하면 대부분 포도상구균이 원인이다. 설사, 복통은 상대적으로 적다. 포도상구균은 사람의 피부에 많이 살고 있는 세균으로 피부에 상처가 났을 때 염증을 일으킨다. 깨끗하지 않은 손이나 상처가 난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면 음식물이 오염되기 쉽다. 포도상구균이 일으키는 독소는 음식을 데우거나 끓이더라도 없어지지 않으므로 손에 상처가 있을 때는 요리를 하지 않는 게 좋다.

단체 급식을 하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에서 주로 식중독을 일으키는 균은 노로바이러스다. 이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과 접촉만 해도 걸리기 쉽다. 심한 구역질, 구토, 설사가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2, 3일 뒤 저절로 좋아진다. 하지만 몸속 수분이 적은 어린이와 노인은 탈수증상을 보일 수 있어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예방을 위해 손을 깨끗이 씻는 게 중요하다. 끓인 물, 끓인 음식을 먹고 야채는 평소보다 더 여러 번 물로 씻어내는 게 좋다.

햄버거를 먹은 지 3∼9일 뒤 설사, 심한 복통에 열이 동반되면 O-157 대장균을 의심할 수 있다. 소, 돼지의 대변을 통해 전파된다. 깨끗하지 않은 야채나 덜 익힌 육류를 먹으면 심각한 증상을 일으킨다. 설사에 피나 끈적거리는 점막이 섞여 나오기도 한다. 빈혈, 신부전, 패혈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해물을 익히지 않고 먹은 뒤 12∼48시간 후 식중독 증상이 있다가 갑자기 다리 등에 출혈을 동반한 수포가 생기고 고열이 나며 패혈증에 빠지면 비브리오 패혈증이다. 주로 간경화 및 당뇨 환자, 알코올의존자가 잘 걸린다. 걸리면 다리를 절단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수일 내 사망하는 경우가 많은 무서운 병이다.

대부분 식중독 환자는 일단 한두 끼를 굶고 이온음료나 설탕을 넣은 음료로 수분과 칼로리를 보충하면 회복된다. 설사약을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원인이 되는 균에 따라 증상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탈수, 발열, 발진이 심하다면 바로 의사를 찾아야 한다. 의사에게 진찰을 받을 때는 어떤 음식이 원인이 되었는지 잘 생각한 뒤 말해야 도움이 된다.

○예방수칙

가열해도 없어지지 않는 세균도 있지만 대부분은 가열하면 없어지므로 음식을 충분히 익혀 먹고 물은 끓여서 마시는 게 좋다.

음식을 만들거나 먹기 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고 손에 염증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음식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칼, 도마, 행주를 자주 삶거나 소독해 세균의 번식을 막아야 하는 것도 여름철 반드시 지켜야 할 수칙.

여름철에는 음식을 한 끼용으로 그때그때 조금씩 만들어 먹는 게 좋다. 특히 떡이나 면류가 들어가는 음식이나 부대찌개, 설렁탕은 상하기 쉽다. 육개장 등 탄수화물 성분이 거의 없는 탕이나 국은 두 끼도 좋다. 김치찌개는 하루 정도는 괜찮다.

냉장고에 보관하더라도 쇠고기류는 3∼5일, 우유는 2∼4일, 어패류는 1∼2일, 국이나 찌개류는 3∼4일이 보관 기한이다.

김밥 등 조리된 음식은 상온에서 만들어진 지 7시간 안에 먹어야 한다. 무엇보다 음식이 상한 것 같으면 끓여 먹으려 하지 말고 아깝더라도 버려야 한다. 평소 간이 좋지 않거나 과음하는 사람은 해산물을 날로 먹으면 절대 안 된다.

(도움말: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백경란 교수, 대한소아과학회 김종현 전문위원)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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