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만나는 시]이창숙 ‘어떤 대화’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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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화 - 이창숙

- 아버지

- 자꾸따라와유

뭣이?

- 바람이유

…바람?! 아무것도읍는디

………

- 아버지

- 저기좀봐유

워디?

- 예산장터가는저산등성이위로구름이달려가잖아유

그려, 우리덜보다먼저가서장구경할라고그러능겨

- 시집 '바람 든 무, 내 마음에게'(눈빛) 중에서

아부지, 자꾸 따라와유. 뭣이? 달님이유. 아부지, 자꾸 따라와유. 뭣이? 별님이유. 아부지, 자꾸 따라와유. 뭣이? 그림자가유. 아부지, 자꾸 따라와유. …아부지? …아부지? …바람은 아직도 뒤를 따라오건만 물어볼 아버지 홀연 간 데 없다. 봄날 강물에 깬 햇오리들 삐약삐약 제 아비를 부르며 풍기어 간다. 아부지, 자꾸 따라와유. 뭣이? 강물이유.

- 시인 반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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