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美, FTA 재협상 아닌 의회비준 위한 것”

  • 입력 2007년 5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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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오후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23일 오후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2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란에 대해 언급하며 “재협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미 민주당이 요구하는) 환경보호 및 노동권리를 규정하는 부분을 좀 더 강화함으로써 미 의회의 비준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날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한미 관계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한 뒤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다른 주변국들이 경제적 이익에서 소외될까 봐 미국과의 FTA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북 6자회담이 실패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의 합의사항 불이행을 6자회담의 실패로 단정 지으면 안 된다”면서 “미국은 6자회담을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중요한 통로라고 생각하며 이것의 성공을 위해 인내와 단호한 외교력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6자회담 참가국들은 단결해야 하고 현명해져야 한다”면서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도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또 “미국은 남북간 교류협력을 지지한다”면서도 “남북관계를 통한 대북 개입과 비핵화 프로세스는 손을 맞잡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문제로 2·13합의 이행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해 “우리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합의 이행 의지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며 “2·13합의가 나온 지 3개월이 지나긴 했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미국의 대북 유화정책이 핵개발을 추진 중인 이란에 나쁜 메시지를 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북한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받기로 돼 있는 에너지 지원을 못 받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고히 유지하는 한 이란에 잘못된 희망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 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진행 상황에 대해 그는 “단기 여행과 출장의 경우 비자 없이 여행이 가능하도록 한미 양국이 협의하고 있다”면서 “전자 칩이 들어간 전자 여권의 통용이 비자 면제 프로그램 이행을 위한 중요한 선행 조건”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여권에 생체 정보가 담긴 전자 칩을 내장했으며 한국은 내년 7월 전자 여권을 도입한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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