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 젊은층 자살충동 높일수도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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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그런데 우울증 치료제가 젊은 성인의 자살 충동을 증가시킬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항우울제 23개 성분 208개 제품의 사용설명서에 항우울제 복용이 소아와 청소년(2∼17세)뿐만 아니라 젊은 성인(18∼24세)의 자살 충동을 증가시킨다는 경고 문구를 추가하도록 제약업체들에 지시했다고 20일 밝혔다.

식약청은 또 의약단체와 소비자단체 등에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발송해 항우울제를 처방하거나 투여할 때에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사용설명서에 경고 문구가 추가된 208개 제품은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의 모든 항우울제다.

이는 미국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항우울제 투약이 위약(僞藥)에 비해 젊은 성인(18∼24세)의 자살에 대한 생각이나 자살 충동을 증가(1000명당 5명)시키는 결과가 나오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2일자로 취한 것과 같은 조치다.

18세 미만의 소아와 청소년에 대해서는 젊은 성인에 비해 자살 충동이 증가(1000명당 14명)한다는 보고가 이미 있었기 때문에 식약청은 2005년 ‘소아와 청소년(2∼17세)’들을 대상으로 한 자살 충동 증가 경고 문구를 항우울제에 추가하도록 조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25세 이상 성인의 경우에는 자살 충동이 증가하지 않았고,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자살 충동이 오히려 줄어드는 것(1000명당 6명)으로 알려졌다.

홍진표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와 비교하면 항우울제 복용 환자가 자살을 시도할 가능성은 낮다”면서 “다만 항우울제를 복용한 뒤 기분 변화가 심하거나 짜증을 내면 투약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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