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상변이 흑해로 돌변했다. 황진형 아마 5단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백 120으로 출항을 서두른다. 하지만 망망대해의 앞섶에 불과하다. 전도를 알 수 없는 바둑이 되자 두 사람 모두 조급해졌다. 흑은 123으로 방어벽을 치기 전에 흑 ‘가’와 백 ‘나’를 아낄 이유가 없었고 백도 124로는 그냥 125의 곳을 따냈어야 했다. 백 128의 맛을 엿본 것이나 이 대목에서 흑 128로 물러설 사람은 없다.
흑 135가 적시의 견제구였다. 백 136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데 귀는 참고2도와 같은 패맛이 남았다. 이건 적지 않은 부담이다. 흑 139가 승부를 결정지은 단호한 절단이었다. 마지막 승부처. 싫든 좋든 뼈를 묻어야 할 때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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