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0회 전국아마국수전… 깊어지는 흑해

  • 입력 2007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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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116은 순서가 틀렸다. 먼저 참고1도 백 1을 단수하고 흑 2에 이을 때 백 3으로 늘어야 했다. 한 박자 늦게 백 118로 단수치자 잇지 않고 뻗은 흑 119가 빛나는 한 수가 됐다. 심해를 박차고 창명(滄溟)을 솟구쳐 오르는 돌고래처럼 힘차다. 김승준 9단은 “상변 흑진을 한껏 키우는 요처”라며 칭찬했다.

순식간에 상변이 흑해로 돌변했다. 황진형 아마 5단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백 120으로 출항을 서두른다. 하지만 망망대해의 앞섶에 불과하다. 전도를 알 수 없는 바둑이 되자 두 사람 모두 조급해졌다. 흑은 123으로 방어벽을 치기 전에 흑 ‘가’와 백 ‘나’를 아낄 이유가 없었고 백도 124로는 그냥 125의 곳을 따냈어야 했다. 백 128의 맛을 엿본 것이나 이 대목에서 흑 128로 물러설 사람은 없다.

흑 135가 적시의 견제구였다. 백 136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데 귀는 참고2도와 같은 패맛이 남았다. 이건 적지 않은 부담이다. 흑 139가 승부를 결정지은 단호한 절단이었다. 마지막 승부처. 싫든 좋든 뼈를 묻어야 할 때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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