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비타민]논술 문제 유형별 접근(4) 이해 분석형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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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이 근본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겨냥하는 글쓰기라는 점에 기초하여 논술 문제의 기본 유형을 ‘해결책 제시형’과 ‘찬반 논의형’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이 외에도 ‘이해 분석형’을 한 가지 더 추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해 분석형은 읽기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서 제시문을 주고 내용을 파악하게 하는 문제를 가리킵니다. 도표나 그래프 같은 자료를 주고 그 의미를 파악하게 하는 것도 여기에 속합니다.

○ 이해 분석형 문제의 유형

이해 분석형 문제는 제시문을 하나하나 요약하는 단순한 형태로도 출제되지만 제시문을 연관해서 이해하게 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제시문의 공통 주제를 찾게 하거나, 제시문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거나, 유사한 입장의 제시문을 묶어서 요약하게 하는 등의 요구를 통해 고차원적인 이해 능력을 평가합니다.

이런 형식의 문제에 대처하려면 평소에 요약문 작성 훈련을 통해 분석적 이해력을 기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합니다. 논술 시험의 시간이 제한되어 있다 보니 긴 제시문보다 길이는 짧아도 어려운 제시문이 출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주어진 글의 핵심 주장을 한두 문장 정도로 정리하는 훈련을 해 둔다면 어렵지 않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기보다는 제시문에 나타난 주장을 자신의 언어로 바꾸어 표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완전히 새롭게 쓰라는 것이 아니라 제시문의 핵심 용어를 적절히 활용하여 자기 방식대로 재구성하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이해 분석형의 또 다른 형태는 자료를 해석하게 하는 문제입니다. 도표나 그래프 같은 자료를 주고 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지, 혹은 여기에서 적절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지 평가합니다.

자료에 대한 주관적이거나 자의적인 해석을 내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고정관념도 버리고 주어진 자료에 반영된 사실만 정확하게 파악해야 합니다. 사회 관련 과목 교과서에 도표와 그래프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니, 평소에 하나하나 검토하면서 공부해 두면 좋습니다. 최근 쟁점으로 떠오른 사회 문제와 관련된 도표나 그래프를 인터넷이나 신문 등에서 찾아보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입니다.

자료를 해석하는 문제는 창의적 적용 문제와 결합되어 출제되기도 합니다. 제시문의 내용을 기초로 자료를 해석하게 하는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예) 제시문 (나), 제시문 (다)를 참조하여 제시문 (라)의 두 표에 나타난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해석하시오.(연세대 모의 평가 문제 3)

위와 같은 문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 이해 분석형 문제, 이래서 중요하다

이해 분석형 문제는 정답의 범위가 좁은 문제라 제시문이나 자료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한 답안과 그렇지 않은 답안을 쉽게 가릴 수 있습니다. 결국 평가의 객관성을 높이는 데 유리한 유형이기 때문에 선발고사인 대입 논술에서 즐겨 출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분석적 이해-비판적 평가-창의적 적용으로 이어지는 통합교과형 논술 문제에서는 첫 번째 논제로 자주 출제됩니다. 표면상 다른 논제보다 배점이 낮은 경우도 있지만, 일단 이해 분석형 문제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면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더구나 실질적 비중은 결코 낮지 않습니다. 제시문이나 자료에 대한 이해가 잘못되면 그 이후의 평가나 적용에서 방향이 다 어긋나게 되어 좋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나 적절한 능력만 갖춘다면 돌발 변수 없이 누구나 점수를 따고 들어가는 것이 이해 분석형 문제입니다. 평소에 꾸준하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이해 분석형 문제 접근법

분석적 이해, 비판적 평가, 창의적 적용 능력을 알아보는 세 유형의 문제에 잘 접근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1, 2학년 학생들은 평소 교과서의 주관식 문제를 풀면서 꾸준히 노력하면 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급하고 시간에 여유가 없는 고3 학생의 경우는 대입 논술 기출 문제를 활용하는 게 제일 효율적입니다. 연습 문제에도 좋은 문제가 많지만 기출 문제는 어느 대학의 문제이건 교수들이 심혈을 기울여 출제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논술 기출 문제를 대학별로 분류하여 지망할 대학의 문제만 풀어 보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최근 3년 동안의 수시·정시 기출 문제를 대학에 관계없이 망라하여 적절히 활용해야 합니다. 기출 문제의 문항을 분석적 이해, 비판적 평가, 창의적 적용 중 어느 능력을 평가하고자 하는지에 따라 분류하는 것입니다. 혹은 이해 분석형, 찬반 논의형, 해결책 제시형 문제로 분류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능력별, 혹은 유형별로 집중해서 검토하고 풀어 봄으로써 통합 교과형 논술이 평가하려는 능력을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배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은 비교적 짧은 답안들을 요구하는 통합 교과형 논술에서는 본론 위주로 답안을 작성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짧은 분량의 글을 쓸 때에는 도입부인 서론을 너무 길게 쓰거나 결론에서 본론의 내용을 단순히 반복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한정된 지면을 효과적으로 쓰지 못하면 내용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시문을 요약하거나 평가할 때는 서론과 결론을 따로 쓸 필요가 없습니다. 대체로 800자 이내의 답안일 때에는 본론 위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박정하 성균관대 학부대 교수·의사소통교육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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