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변신… “봉사하는 삶이 아름답다”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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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 급식소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노숙인 등에게 밥과 반찬을 나눠 주는 배식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후원금 500만 원을 이 단체에 기탁했다. 동아제약의 자회사인 동아오츠카도 쌀 34가마(680kg)를 기증했다. 사진 제공 동아제약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14일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 급식소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노숙인 등에게 밥과 반찬을 나눠 주는 배식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강 회장은 이날 후원금 500만 원을 이 단체에 기탁했다. 동아제약의 자회사인 동아오츠카도 쌀 34가마(680kg)를 기증했다. 사진 제공 동아제약
“배가 고플 때도 반은 먹고, 반은 남겨야 합니다. 남을 돕기 위해서 말입니다.”

강신호(80·전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동아제약 회장은 14일 “남에게 봉사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일”이라며 앞으로 사회공헌 활동에 매진할 뜻을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다일공동체 밥퍼나눔운동본부 급식소에서 임직원들과 함께 노숙인 등에게 밥과 반찬을 배식하는 봉사 활동에 참가한 뒤 본보 기자와 만났다.

3월 동아제약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난 그는 요즘 회사의 장기 비전 수립과 사회공헌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예순이 됐을 때 남은 인생을 사회에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장학재단인 수석문화재단을 설립했다”며 “지역사회 개발 등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조석래 회장 등 현 전경련 집행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 회장이 소신껏 하니까 마음이 든든하다”며 “전경련 명예회장으로서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지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보복 폭행’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그 사람도 후회하고 있으니 일을 잘 푼 뒤에 용기를 갖고 기업을 키워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일이 모든 기업인을 나쁜 사람으로 몰고 가는 반(反)기업 정서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로 제약업계의 위기가 예상되지만 자구노력을 통해 체질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업계가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연구개발을 발전시키고 힘을 키우는 전화위복으로 삼아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대여섯 개의 제약사가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그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동아제약의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주회사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많아 앞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지금은 지주회사 전환이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초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의 경영 복귀를 반대하며 갈등을 빚었던 그는 후계 구도와 관련해 “자기 하기 나름이며 (일을) 잘하면 평가를 해 줄 것”이라면서 “아들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판을 깨지 않고 서로가 잘되도록 정보를 교환하고 돕는 ‘집합지(集合知)’를 활용한다면 회사도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과 ‘경영권 갈등’을 빚었던 차남 강 대표는 3월 주주총회에서 동아제약 이사로 복귀했다. 4남 강정석 전 전무는 운영 총괄부사장으로 승진해 현재 영업 마케팅 등을 총괄하고 있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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