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 카페]“독도사랑 마음까지” 수협銀, 특별 사은행사

  • 입력 2007년 5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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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VIP 고객은 수십억 원 이상의 현금을 예금하거나 대출을 받는 ‘큰손’을 일컫습니다.

금융회사들은 VIP 고객과의 거래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얻기 때문에 이들이 떠나지 않도록 종종 성대한 사은(謝恩)행사를 엽니다. 고급 호텔에서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거나 각종 문화행사도 개최합니다. 해외여행을 보내 주고 골프대회를 열기도 합니다.

수협중앙회 신용사업부문인 수협은행(장병구 행장)도 지금까지는 이런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수협은행이 10∼11일 VIP 고객 50명을 초청해 독도를 방문한 행사는 이와는 많이 달랐습니다.

독도로 가는 길은 ‘여행’이라기보다는 ‘탐험’에 가까웠습니다. 본격적인 고행은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서 울릉도로 향하는 쾌속선에 몸을 실었을 때부터 시작됐습니다.

평생 가보기 힘든 독도를 방문한다는 흥분도 잠시뿐. VIP 고객 대부분은 배를 탄 3시간 내내 구토와 어지러움을 동반한 뱃멀미와 싸워야 했습니다.

10일 오후와 11일 오전까지 나리분지 등 울릉도를 둘러본 수협은행 독도방문단은 11일 오후 1시 25분쯤 독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독도로 향하는 도중에도 뱃멀미를 피할 수는 없었습니다.

검푸른 바다와 수평선만 보이는 동해 바다를 쾌속선을 타고 달린 지 2시간쯤 지났을까. 배 안에서는 “와∼” 하는 함성이 일제히 터져 나왔습니다. 독도에 도착한 것입니다.

11일 오후 3시 25분 독도 선착장에 내린 수협은행 독도방문단은 독도경비대에 사과 귤 등 11박스를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한 뒤 오후 3시 50분쯤 다시 배에 올랐습니다. 독도에 머문 시간은 25분 정도로 짧았지만 VIP 고객들의 얼굴은 하나 같이 상기돼 있었습니다.

사업을 하는 남편을 대신해 온 권선희(42) 씨는 “내 것 네 것이란 말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독도 지키기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독도 지키기 운동은 열기가 금방 달아올랐다가 식어버리는 때가 많았습니다. “내년에는 독도 방문단 규모를 더 키우겠다”는 장병구 수협은행장의 말에서 수협은행의 독도 사랑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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