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옛 도심의 재발견/우송타워 ‘솔파인’ 레스토랑

  • 입력 2007년 5월 9일 08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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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대전 구도심)에도 이런 데가 있었나.” 7일 오후 6시 반 대전 동구 자양동 우송정보대 안에 있는 우송타워 13층 ‘솔파인’ 레스토랑. 남편과 함께 이곳에 들른 임명화(40) 씨가 감탄을 쏟아낸다. 임 씨가 차지한 좌석은 홀 안쪽. 동구 가양동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은은한 조명에 낮고 조용하게 깔리는 음악, 세련된 갈색 테이블. 그리고 정갈하게 차려입은 종업원의 정중한 접대는 호텔과 별 차이가 없다.》

솔파인은 본래 우송대 외식조리학과와 우송정보대 외식조리학과, 제과제빵과 학생들의 실습장이다. 이곳에서 80여 명이 주방 실습, 영업장 관리, 역할 분담, 테이블매너 및 서비스, 서양 조리, 베이커리, 디저트 등의 과목을 배운다. 조금전 임 씨를 맞이한 깔끔한 종업원도 바로 이 학생들 중 한 명.

학교 측은 2002년 7억 원을 들여 300평 규모의 홀과 주방을 구성하고 실습장으로 활용해 왔다. 그러나 1년 후 ‘학생들의 실습 결과(학생들이 만든 음식)를 일반인에게 선보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외부인에게 레스토랑으로 선을 보이게 된 것.

학생들이 음식을 만들다 보니 인건비는 들지 않는다. 이는 곧 가격 인하로 이어진다. 최고급 쇠고기 안심스테이크가 2만2000원, 카레라이스, 스파게티 등 단품 메뉴가 6000∼8000원, 연어스테이크 1만2000원 정도. 최근에는 점심 메뉴로 쌈밥과 수제비(8000원), 진국장어탕(1만 원)까지 등장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 학생들이 실습용으로 만든다고 얕보면 안 된다. 조리 과정 중요한 길목마다 ‘요리의 대가’들이 진을 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 ‘솔파인 총책’ 겸 우송조리아카데미 원장인 정영우(51) 교수. 미국 조리기능장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그는 인터컨티넨탈호텔 근무 당시 국내 최초로 외국 체인의 특1급 호텔 한국인 총주방장으로 임명돼 화제를 뿌린 사람이다. 2000년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공식 호텔의 수석총주방장을 지내기도 했다.

‘뉴욕의 멋쟁이 주방장’으로 소문난 최민수(41) 교수도 주방을 총괄한다. 미국의 세계적 요리 명문 C.I.A.에서 정규과정을 마치고 맨해튼의 최고급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인 ‘대니얼’에서 조리 경력을 쌓았다.

테이블 서비스를 맡고 있는 조필웅(50) 교수는 롯데호텔과 롯데호텔월드에서 경력을 쌓았고 미국의 대표적 외식 브랜드인 토니로마스를 국내에 도입했다.

이렇듯 쟁쟁한 인물들의 지도를 받다 보니 맛도 최고를 추구한다. 특히 주방 냉장고가 삼중 형태로 돼 있어 맛의 생명인 재료의 신선함이 삼중으로 유지된다.

정 원장은 “재료의 신선도는 곧 맛이다. 여기에 조리 기술과 정성을 가미해 각국의 전통적인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게 솔파인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재료의 신선도와 각국의 전통적인 맛을 유지해 가고 있어 음식 마니아들의호평을 받고 있다.

지하철(대동역)이 개통된 뒤부터 손님이 꾸준히 늘고 있다. 요즘엔 한 달에 3000만 원 정도의 매상을 올린다. 그러나 계산상으론 아직 적자. 그래도 인건비가 안 들어 그럭저럭 괜찮다.

올 하반기부터는 와인 애호가를 위해 일부를 와인아카데미로 바꾸고 50여 가지의 와인을 구비한다. ‘와인 & 디너’ 행사도 갖는다.

강태안(41) 교수는 “대전의 식문화, 국내의 새로운 식문화를 선도하는 명소로 꾸밀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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