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우리당 창당정신 盧에 의해 부정·실종됐다”

  • 입력 2007년 5월 7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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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 동아일보 자료사진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은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부정되고 실종됐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 의장은 7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아무리 미워도 말은 가려서하라”며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노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브리핑에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라는 글을 올려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을 싸잡아 비난한 것에 대한 답 글 형식으로 자신의 홈페이지에 ‘대통령님의 발언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이 글에서 “(노 대통령은)대통합신당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다른 쪽에서는 ‘갈테면 가라’고 압박하고 있다”며 “무엇이 진심인가. 한쪽에선 어르고, 다른 쪽에선 뺨때리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 잔꾀정치”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은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실종됐다. 대통령에 의해 부정됐는데 스스로 원칙과 명분을 파기하고 허울뿐인 우리당을 사수하자고 하는 것이 가장 무원칙하고 명분 없는 일”이라며 “우리당은 훼손된 창당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틀과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전 의장도 이날 오전 노 대통령과 친노그룹을 겨냥, “우리당을 지키는 게 원칙이 아니라 창당정신을 이어가는 게 원칙이다. 우리당은 창당정신을 국민에 설득하는데 실패했다”며 “(병자호란 때 조선이 남한산성으로 후퇴해 진지를 구축한 사실을 예로 들며)산성으로 들어가 진지전을 펴는 것은 국민을 죽이는 길로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을 겨냥해 “과연 당신들이 열린우리당 창당선언문을 낭독한 사람들이 맞느냐. 그것이 도리에 맞는 정치냐. 제가 보기에는 구태정치로 보인다”며 “당이 와해 직전인데 대선주자 한사람은 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한사람은 경선 참여 포기를 말하고 다닌다. 과연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당 창당 정신에 맞는 일이냐”고 반문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대통령님의 발언에 대해

‘구멍가게도 못할 사람들’ ‘살모사 정치’, 소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의 최근 발언입니다. 아마 김근태 들으라고 한 소리인 듯 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정치인 노무현 자격으로 오늘 한 말씀 하셨습니다. ‘구태정치’ ‘잔꾀’ 등 특유의 독설로 현 상황을 진단하셨습니다. 우리 국민은 품격있는 정치, 품격있는 대통령을 보고 싶어 합니다. 아무리 미워도 말은 가려서 했으면 합니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대통합신당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다른 한 쪽에서는 “갈테면 가라”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례대표도 다 보내주겠답니다. 무엇이 진심입니까? 한쪽에서는 어르고, 다른 한쪽에서 뺨때리는 행태야말로 구태정치입니다. 여론이 불리할 것 같으면 ‘우리는 대통합신당을 반대하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는 것이 잔꾀정치입니다.

우리당의 창당정신은 실종되었습니다.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이라는 제1 원칙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거부, 한미FTA 졸속타결 등을 주도했던 대통령님에 의해 부정되었습니다. 남북화해와 협력이라는 2대 원칙은 대북송금특검을 도입함으로써 좌초되었습니다. 지역주의 타파와 국민통합이라는 3대 원칙은 대연정 제안으로 스스로 동력을 잃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원칙과 명분을 주장하는 것입니까? 스스로 원칙과 명분을 파기하고 이제 허울뿐인 우리당을 사수하자고 하는 것이 가장 무원칙하고 명분없는 일입니다.

열린우리당의 훼손된 창당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새로운 틀과 새로운 길이 필요합니다. 우리당이라는 외양과 형식에 집착할 때가 아닙니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길, 남북화해와 협력의 길, 지역주의 타파와 국민통합을 위한 새로운 길을 가자는 것입니다. 그 길은 새로운 가치와 비전으로 단련된 세력이 중심이 되는 대통합신당 이외에는 없습니다. 김근태는 그 길을 갈 것입니다.

2007. 5. 7 국회의원 김근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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