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김근태 탈당 가능성 시사

  • 입력 2007년 5월 3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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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의 창당 주역이자 양대 계파 수장인 정동영 김근태 전 의장이 탈당을 염두에 둔 듯한 언행을 본격화하고 나서 대선을 8개월 앞둔 범여권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두 사람이 이달 중 탈당을 결행할 경우 추가적인 집단탈당을 촉발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내달 중순 당 지도부의 대통합 전권위임 시한 만료와 맞물려 열린우리당은 '2차 분화' 수준을 넘어서 급속히 와해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탈당은 또 현재 정체상태에 빠져 있는 범여권 제 정파간 통합 및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 구성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정동영 전 의장은 이날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이달 중 탈당 여부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결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그만둔 것은 안타깝지만 어쨌든 불확실성이 덜어진 측면이 있기 때문에 5, 6월에 뭔가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통합신당이면 신당, 열린우리당이면 열린우리당 가부간에 정리돼야지, 지지부진한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근태 전 의장도 이날 의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당대회에서 합의한 대로 6월 중순까지 대통합을 이뤄내려면 이달말까지 실무적으로 대통합신당을 위한 가시적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은 기득권 포기 결단이 중요하고 당적 문제는 그 때 가서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은 전당대회에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를 이미 결정했다. 이는 모든 기득권을 버리자는 것인 만큼 그 정신으로 제한 없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참여해야 하고 나도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전직 의장의 발언은 탈당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아니지만 당 지도부의 범여권 통합 추진이 계속 지지부진할 경우 탈당 등 중대결단을 내릴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장영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노선이나 정책에 대해 당이 변했거나 본인이 변했을 때 불가피하게 당을 떠날 수밖에 없지만 그렇지도 않은 데 탈당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탈당 움직임을 비판했다.

그는 또 "당이 어려울수록 더욱 자기 직무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당에 몸 담는 게 자신 없거나 자기 살길 모색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당을 떠나는 게 맞다"고 공격했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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