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이냐 포백이냐]상황따라 변신…‘칠면조 수비’를 펴라

  • 입력 2006년 2월 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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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3 포메이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올해 들어 5번의 경기에서 ‘4-3-3’ 포메이션을 4번 가동했다.

이 진용은 두 명의 중앙 수비수를 중심으로 4명의 수비수가 지역을 배분해 방어한다. 이로써 상대가 많은 공격수를 배치해도 지역을 나눠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수비수 간 호흡이 맞지 않을 경우 한 지역으로 수비수들이 쏠려 쉽게 구멍을 드러내는 약점이 있다. 중앙 수비수인 최진철(전북)은 “포백 시스템은 지역 방어로서 커버플레이 등을 잘 펼쳐야 하기 때문에 수비수 간의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포메이션에서는 특히 역삼각형으로 배치되는 3명의 미드필더 중 처진 미드필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리스전에서 이호(울산)나 핀란드와 덴마크전에서 김남일(수원)이 맡았던 포지션으로 상대방의 역습을 우선적으로 압박하는 한편 수비의 빈 공간을 찾아다니며 균형을 맞추고 공격에도 가담해야하므로 엄청난 체력이 필요하다.

● 3-4-3 포메이션

‘3-4-3’ 포메이션은 매우 공격적인 진용. 3명의 공격수 외에도 공격라인 가까이 있는 많은 수의 미드필더까지 공격에 가담해 공격 인원을 순간적으로 늘리기에 유리하다.

그러나 공격적인 성향이 짙기 때문에 수비가 취약해질 수 있다. 미드필더들까지 공격에 가담해 적진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상대편이 롱패스로 역습하면 미드필드에서의 수비 인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

또 측면 수비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측면 역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1월 18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경기에서 상대 진영으로부터 넘어온 단 한번의 긴 패스에 한국의 왼쪽 수비진영이 쉽게 뚫리며 실점한 것도 이런 측면 수비의 약점을 드러낸 것.

이런 약점을 양쪽 미드필더들이 내려와 보완해 줘야 한다. 양쪽 미드필더들은 측면 공격에 가담한 뒤 역습을 차단하기 위해 곧바로 최전방에서 최후방까지 달려와야 하므로 강한 체력이 필수.

● 어떤 포메이션이 유리할까

한국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3-4-3’ 포메이션을 펼쳐 4강 신화를 이뤘다.

일반적으로 상대가 공격수 2명을 내세우는 투톱 형태라면 3명의 수비수로도 수비 인원의 우위를 보일 수 있는 스리백으로도 대처가 가능하지만 3명을 내세우는 스리톱 형태일 경우에는 수비 인원이 더 많은 포백이 유리하다.

문제는 현대축구의 흐름이 어느 팀이나 한 가지 포메이션을 고집하지 않고 경기 도중 다양한 포메이션을 구사한다는 데 있다. 2006 독일 월드컵 G조에서 한국과 맞붙을 프랑스와 토고는 스리톱, 스위스는 투톱을 즐겨 쓰지만 각종 변형된 전술을 구사한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에서 맞설 팀들이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므로 이에 맞게 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포메이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한국팀이 상황에 맞게 어떻게 대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콩=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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