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중국으로 샌다

  • 입력 2005년 11월 23일 03시 05분


코멘트
국내 개인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해외로 유출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은 최근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한국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등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이를 중국 인터넷 게시판에 올리는 사례가 발견됐다고 22일 밝혔다.

또 이렇게 유출된 국내 개인정보를 이용해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사례도 발견됐다고 KISA는 덧붙였다.

이들이 가입한 한국 인터넷 서비스는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도록 저장 공간을 빌려주는 ‘웹 호스팅’ 서비스. 한국에는 중국과 달리 무료 웹 호스팅 업체가 많아 중국 누리꾼의 표적이 된 것으로 KISA 측은 추정했다.

중국 누리꾼이 한국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가입한 것으로 파악된 무료 웹 호스팅 업체는 모두 5곳.

KISA의 조사 결과 22일 현재까지 개인정보의 해외 유출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는 신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KISA는 “중국 누리꾼이 알아낸 한국인의 개인정보는 구글 등 검색사이트에 노출된 정보”라며 “국내 일부 인터넷 서비스 운영자의 개인정보 관리가 미숙해 생긴 일이라 앞으로 피해가 더 늘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터넷 검색서비스인 구글은 지금까지 수차례에 걸쳐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지적돼 왔다.

이는 구글이 하루에도 수만∼수십만 개에 이르는 새로운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 대상에 추가하기 때문. 또 본사가 미국에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 신고 뒤에도 조치까지 국내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해당 인터넷 서비스 운영자가 관리를 철저히 해 개인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다는 게 KISA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KISA는 이달부터 인터넷에서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하는 등 국내 인터넷 서비스 운영자와 누리꾼들의 관심과 주의를 촉구할 계획이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