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약사 부부 둘째아이 키우기]<7>수유 ‘고수’에게 배우기

  • 입력 2005년 11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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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허리를 좀 더 꼿꼿이 펴고요. 팔은 자연스럽게….”

아내는 지금 수업 중이다. 아내가 배우고 있는 것은 무슨 운동이 아니라 수유자세다.

아내는 한동안 둘째 지원이에게 젖을 물릴 때마다 젖이 아파서 괴로워했다. 대개 수유 시 젖이 아픈 것은 유두만 물려서다. 젖을 유륜까지 깊숙이 물리는 것은 중요하다. 유두 트러블도 안 생기고 젖양이 잘 늘기 때문이다. 아기 입모습을 옆에서 보면 꼭 ‘K’ 자 모양이다.

유학을 간 처형은 막내를 미국에서 출산했는데 출산 직후 병원에서 수유전문 간호사가 두 시간마다 방문해 젖 물리기를 돕고 자세를 교정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엄마들이 독학으로 어설프게 남들 흉내 내다 보니 ‘제멋대로’ 자세가 나오기 쉽다.

아내도 젖을 깊숙이 물리기 위해 수유자세를 바꾸어가며 노력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첫째 승민이 때 모유수유에 애를 먹은 때문에 아내도 이론에는 밝지만 실전에서는 여전히 아마추어인 셈.

마침내 아내는 모유수유 전문가의 가정방문 서비스를 이용해보기로 했다. 국제 모유수유 전문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강사는 아내의 수유자세를 교정해 주기 시작했다. 강사는 유두유륜 마사지법과 젖양을 늘려주는 유방 기저부 마사지법 등도 가르쳐줬다. 아내는 책이나 인터넷에 나온 그림만 보고서는 따라하기 힘들었는데 강사가 직접 손과 팔을 잡아주며 동작을 가르쳐 주니 쉽게 요령을 터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내는 단시간 필요한 내용만 쏙쏙 가르치는 족집게 과외 선생님에게 교습 받은 기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첫째가 젖을 잘 물지 않아 힘들었을 때도 ‘이런 일대일 지도를 받았으면 훨씬 고생을 덜 했을 텐데’라는 아쉬움을 표했다.

모유수유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문제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때 정성과 인내심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낫다. 컴퓨터를 배울 때 책을 보면서 몇 시간 씨름하는 것보다 고수에게 한 시간 전수받는 방법이 빠르듯.

현재 모유수유 가정방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업체가 곳곳에 있다. 1회 방문에 5만∼7만 원을 받는다. △모유119 육아상담소: 016-324-1006(5만 원) 서울, 인천, 경기, 천안 △한국모유수유협회 모유닥터 119: 02-3446-2394(6만 원) 수도권 전 지역 △아름다운 엄마: 02-3444-2191 (15만 원·2회) 서울, 경기 △모유사랑: 1600-5675(5만 원) 성남, 용인, 수원시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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